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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파고 "보호무역·재정긴축으로 2025년 美 성장률 1.5%로 둔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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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파고 "보호무역·재정긴축으로 2025년 美 성장률 1.5%로 둔화 전망"

미국 뉴욕시 웰스파고 은행 지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시 웰스파고 은행 지점.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웰스파고가 발표한 2025년 경제전망 보고서는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과 재정 구조조정이 미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경고했다고 20일(현지시각) 미국 비즈니스 매거진 그린빌이 보도했다.

가장 큰 우려는 무역 정책의 급격한 전환이다. 트럼프는 대선 공약으로 모든 무역 상대국의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특히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60%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현재 주요 교역국에 적용되는 평균 관세율 3%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웰스파고는 이러한 급격한 관세 인상이 국제 무역을 위축시키고 물가 상승을 초래해, 2025년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한 나라의 연간 총 생산액) 성장률을 당초 전망치 2.2%에서 1.5%로 크게 낮출 것으로 분석했다.

재정 정책 측면에서는 트럼프가 주장하는 급격한 구조조정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방정부 지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사회보장제도(연금)와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는 미국 국민들의 노후와 건강을 보장하는 핵심 제도로, 높은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어 의회의 동의 없이는 대규모 삭감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실제 구조조정은 정부가 매년 예산 심의를 통해 결정하는 재량지출(국방, 교육, 인프라 등) 축소와 연간 20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정부 사기 근절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과 같은 수출 중심 국가들은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주력 수출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는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

일례로 현대차·기아의 경우 미국 시장이 전체 해외 판매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어 10%의 관세 부과 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더욱이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 한국 기업들은 생산기지 이전이나 신규 투자처 발굴 등 근본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주요국들은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역내 공급망 강화를 위한 'EU 산업전략'을 추진 중이며, 일본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만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R&D 투자를 확대하는 등 각국이 보호무역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경기 회복 가능성도 존재한다. 웰스파고는 2026년부터 트럼프가 공약한 대규모 감세 정책과 규제완화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미국 경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2025년 4분기부터 2026년 4분기까지 실질 GDP 성장률이 2.9%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법인세율 인하(현행 21%에서 15%로)와 각종 규제 완화는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재집권은 글로벌 경제 질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보호무역 강화로 인한 교역 위축과 성장률 둔화가 우려되나, 중장기적으로는 감세와 규제완화 효과로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은 수출시장 다변화와 산업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한국은 수출품목과 시장의 다각화, 핵심 기술경쟁력 확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