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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다이아몬드 시장, 중국발 이중고에 가격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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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다이아몬드 시장, 중국발 이중고에 가격 급락

중국 결혼율 감소·합성 다이아몬드 생산 확대가 주요인

러시아 모스크바 다이아몬드 생산업체 알로사(Alrosa)의 다이아몬드.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모스크바 다이아몬드 생산업체 알로사(Alrosa)의 다이아몬드. 사진=로이터

글로벌 다이아몬드 시장이 중국발 이중고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결혼율 급감으로 인한 수요 위축과 합성 다이아몬드 대량 생산이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도매가격은 지난 2년간 약 40% 하락했다. 특히 짐니스키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 지수는 2022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다.

뉴욕 소재 다이아몬드 컨설턴트 폴 짐니스키는 "지난 1년간 중국의 다이아몬드 수요가 절벽에서 떨어졌다"며 "그 영향이 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다이아몬드 시장 위축은 결혼율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의 혼인 건수는 2024년 660만 건 미만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13년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90억 달러)인 중국 다이아몬드 시장의 침체는 글로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주도하는 합성 다이아몬드 시장의 급성장도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 하락을 가속하고 있다. 중국 중부 허난성은 전 세계 합성 다이아몬드의 절반을 생산하는 '글로벌 생산 중심지'로 부상했다. 중국 초경질 재료 협회에 따르면 2023년 중반 기준 중국은 전 세계 합성 다이아몬드의 약 95%를 생산하고 있다.

합성 다이아몬드의 시장 점유율도 급증하고 있다. 경제학자 라지브 비스와스는 "합성석이 현재 전 세계 다이아몬드 주얼리 수요의 15~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2015년 1%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리서치앤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합성 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는 2023년 153억 달러에 달했다.

가격 경쟁력이 합성 다이아몬드의 강점이다. 상하이의 다이아몬드 기업 웨이 안 샹 마오의 비비안 우 대표는 "고객들이 더 이상 티파니와 같은 명품 브랜드의 천연 다이아몬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신혼부부들은 줄어든 예산에 맞춰 더 작은 보석을 찾거나 천연석 가격의 10분의 1에 불과한 합성 보석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합성 다이아몬드가 패스트 패션 형태의 주얼리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30대 소비자 유징은 "진짜와 구별하기 어려운 합성 다이아몬드의 가성비가 좋다"며 실제 구매 경험을 설명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중국의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합성 다이아몬드 생산 능력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이 구조적 변화에 직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의 다이아몬드 시장 변화는 한국 경제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결혼율 감소와 소비 트렌드 변화, 대체재 시장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한국도 유사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한국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결혼율 감소와 소비자들의 가치 소비 확대로 인해 명품 주얼리 시장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주얼리 업계가 새로운 소비자 수요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 개발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중국의 합성 다이아몬드 산업 성장은 한국의 소재·부품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첨단 소재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력 향상과 가격 경쟁력은 한국 기업들에 위협이 될 수 있다. 한국은 고부가가치 특수 소재 개발과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사례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시장 재편과 기술 혁신에 따른 산업 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함을 보여준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