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확대되는 시범사업은 2021년 3월 중국 인민은행과 SAFE가 공동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이 제도를 통해 선정된 다국적 기업들은 국경 간 다중 통화 및 위안화 현금 풀을 단일 풀로 통합 관리할 수 있으며, 일정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외환을 매입해 국제 결제에 활용할 수 있다.
새로운 정책의 주요 내용을 보면, 다국적 기업의 중국 내 자회사들이 국제 경상수지 결제를 위한 통화 간 대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 절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거시건전성 원칙 아래 기업들이 외채와 해외 대출 한도를 자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게 되어 운영 유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주요 자동차 기업의 재무 담당자는 "과거에는 각 지점이 서로 다른 은행과 다양한 요구사항에 따라 현지에서 개별적으로 계좌를 정산해야 했으나, 현금 풀을 통해 본사가 중앙집중식으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게 되어 관리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시범사업의 실적도 눈에 띈다. 2024년 11월 기준으로 광둥성(선전 제외)에서만 약 101개 다국적 기업이 통합 현금 풀을 구축해 2380억7000만 달러의 외채와 609억4000만 달러의 해외 대출 할당량을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프로그램은 처음 선전과 베이징에서 시작돼 석유회사 로열 더치 셸과 시노켐 그룹 등 10개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됐다. 지난 2022년 7월에는 상하이, 저장성, 산시성 등 8개 지역으로 확대되었으며, 이를 통해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 자회사 외환 거래를 국내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국제 결제에서 위안화 사용도 확대되었다.
SAFE는 이번 정책 확대를 통해 규제 준수도 더욱 쉬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시범 지역에서의 등록 절차와 해외 관련 결제문서가 간소화될 예정이다. SAFE는 이러한 조치들이 국경을 초월한 금융 정책을 개선하고, 다국적 투자를 지원하며, 중국의 고품질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범사업 확대는 중국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이고, 다국적 기업들의 중국 내 사업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해석된다. 특히, 국제 자금관리의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중국 시장의 매력도를 제고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확대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중국이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한 국제 자금관리 시범사업을 확대함에 따라 한국 경제의 새로운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특히, 중국의 이번 조치는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며, 이는 한국 금융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가속화는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가 시급함을 시사한다. 특히, 국제 금융거래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중국의 정책 변화는 한국이 벤치마킹해야 할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한국은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과 혁신이 필요하다. 또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자금관리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금융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