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일본과의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 가속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UAE는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경제 허브로서 일본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23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압둘라 빈 투크 알 마리 UAE 경제부 장관은 최근 도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UAE 경제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일본 경제산업성도 이 속도에 맞춰 논의를 진전시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국은 지난 9월 CEPA 협상 개시에 합의했으며, 11월 도쿄에서 1차 회담을 가졌다. 알 마리 장관은 "통상 이러한 협정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된다"며 "내년 2월 2차 협상이 예정돼 있고, 4~6차례 협상으로 타결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UAE는 'MENA(중동·북아프리카) 지역과 아프리카를 잇는 허브' 역할을 강조했다. 알 마리 장관은 "UAE는 이미 15개의 CEPA를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일본 기업들이 UAE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진출할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UAE는 70년 전부터 진출한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수출 확대를 희망하고 있으며, 석유 및 로봇 산업에서도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UAE는 일본의 최대 원유 수출국으로 2023년 일본 수입량의 약 40%를 차지했다.
한편, UAE는 지난 1월 브릭스(BRICS) 가입을 계기로 중국, 인도 등 주요 신흥국과의 경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알 마리 장관은 "UAE는 항상 주요 경제국들의 강점과 유대를 기반으로 경제를 구축해왔다"며 "브릭스 가입으로 중국, 인도와 같은 주요 경제국과의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COP28 기후 정상회의 개최와 G20 정상회의 게스트 참석 등을 언급하며 "세계는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며, 브릭스도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도-중동 경제회랑(IMEC) 등 초국경 인프라 계획은 가자지구 사태로 인해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IMEC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응하는 미국 주도 프로젝트로, UAE는 양측 모두와 협력한다는 입장이다.
알 마리 장관은 "경제는 공급과 수요의 문제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연결성"이라며 "적절한 품질과 가격으로 제품이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UAE의 적극적인 무역 협정 확대 전략은 한국 경제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UAE가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허브 역할을 자처하며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전략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은 이미 UAE와 CEPA를 체결했지만, 이를 통한 실질적인 경제 협력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UAE가 구축한 15개국과의 CEPA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확대할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또한, UAE가 브릭스 가입을 통해 중국, 인도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한국도 신흥국과의 다자간 경제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새로운 경제 블록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