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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닛산 중국 파트너사들 위기...전기차 전환에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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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닛산 중국 파트너사들 위기...전기차 전환에 고전

GAC·둥펑, 일본 자동차 의존도 높아 실적 악화...자체 브랜드 육성 나서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뉴욕 국제 오토 쇼에서 차량 옆에 닛산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뉴욕 국제 오토 쇼에서 차량 옆에 닛산 로고. 사진=로이터
일본 혼다와 닛산 자동차의 중국 합작 파트너인 광저우자동차그룹(GAC)과 둥펑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시대 전환기에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일본 브랜드 의존도가 높아 실적이 급감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GAC는 올해 1~11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23% 감소한 172만 대를 기록했다. 특히 혼다 합작 법인 판매가 30% 감소한 39만대, 토요타 합작사는 22% 감소한 66만 대를 기록했다. 혼다 합작사의 판매량은 2020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둥펑자동차도 같은 기간 판매량이 11% 감소한 170만 대에 그쳤다. 혼다 합작사의 판매는 30% 이상 감소했으며, 닛산 합작사들도 두 자릿수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두 기업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GAC는 올해 3분기 매출이 22% 감소한 282억 위안을 기록하며 14억 위안의 순손실을 냈다. 둥펑은 지난해 40억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2005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두 기업 모두 일본 브랜드와의 합작사업 수익에 크게 의존해 왔다는 점이다. GAC의 경우 2011년 이후 대부분 해에 순이익이 합작사 기여분보다 적었다. 이는 자체 브랜드 사업이 사실상 적자를 내왔음을 의미한다.

혼다 자동차의 미베 토시히로 사장은 "중국 기업과 신흥 세력, 특히 새로운 전기차 업체들의 부상으로 가솔린차 시대에 자리 잡은 기업들의 입지가 빠르게 잠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GAC는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2027년까지 자체 브랜드 판매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수립했다. 2024년 연간 판매목표는 전년 대비 20% 감소한 200만대 수준이다.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은 "내가 재임할 당시에는 중국 경쟁사들이 무의미했지만, 오늘날에는 이들을 고려해야 한다"며 BYD나 지리자동차 같은 민간 기업들의 성장을 언급했다.

업계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100년에 한 번' 오는 변화를 겪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국영기업들이 자체 전기차와 지능형 자동차 개발에서 뒤처진 것이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중국 국영 자동차 기업들의 위기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특히 기존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겪는 어려움은 한국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 자체 기술력 확보가 핵심이다. GAC와 둥펑이 외국 브랜드 의존도가 높아 위기를 겪는 것처럼, 핵심 기술 없이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한국 자동차 업계도 전기차, 자율주행 등 미래 차 핵심 기술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신속한 사업구조 전환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내연기관차 중심 사업구조를 고수하다가는 BYD 같은 신흥 전기차 기업들에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 한국 기업들도 전기차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중국 시장이 더 외국 브랜드의 독무대가 아닌 것처럼, 세계 시장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