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새해를 앞두고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배런스는 미국 은행주들이 2024년 35% 이상 급등하며 5년 이래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한국 금융주들도 실적 개선과 배당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다. 4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30조원 가까이 증가하며 2024년은 은행주들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미국 은행산업의 강세는 수치로 확연히 드러난다. S&P 500 은행산업지수는 35.5% 상승했고, SPDR S&P 은행 ETF는 21%, 금융업종 ETF는 3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웰스파고,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대형 은행들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강세의 배경에는 복합적 요인들이 작용했다. 첫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 개선 전망이 확산됐다. 둘째, 예상보다 견조한 경제 성장세로 기업대출 증가와 M&A 활성화 기대감이 커졌다. 셋째,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규제 완화 정책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 은행주들의 강세도 주목할 만하다. KRX은행 지수는 35% 이상 상승했으며, 4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95조5000억 원을 돌파했다.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으로 주주환원이 강화됐고, 실적 개선과 연말 배당 기대감도 상승 동력이 됐다. KB금융(5134억원), 우리금융지주(7509억원), BNK금융지주(851억원) 등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도 이어졌다.
문제는 2025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인지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변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RBC캐피털마켓의 제라드 캐시디는 수익률곡선 정상화와 기업대출 증가로 은행권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2026년까지 투자은행 수익이 2021년 최고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위험요인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한다. 미국의 경우 차기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다. 한국은 가계부채 문제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리스크다. 일각에서는 은행주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향후 투자전략은 '선별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자본 건전성이 우수하고 디지털 혁신에 앞선 은행들을 중심으로 투자하되, 거시경제 흐름과 규제 정책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특히 한국 금융사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