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AI 굴기, 美 반도체 제재가 발목 잡나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중국 AI 굴기, 美 반도체 제재가 발목 잡나

오픈소스로 빠른 추격...첨단칩 부족은 '아킬레스건'

중국과 미국의 국기 사이 중앙처리장치(CPU) 반도체 칩.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과 미국의 국기 사이 중앙처리장치(CPU) 반도체 칩. 사진=로이터

중국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지만, 첨단 반도체 공급 제한이라는 장벽에 직면해 있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투자와 오픈소스 전략으로 급성장 중인 중국 AI 산업이 미국의 칩 제재로 인해 향후 발전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28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은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초기에는 뒤처졌으나, 올해 들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다. 현재 252개의 생성형 AI 서비스가 중국 내 출시를 승인받았으며, 일부 기업의 AI 모델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의 Qwen, DeepSeek의 R1 모델 등은 오픈AI의 최신 모델과 견줄만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DeepSeek의 R1 모델은 최근 6개 벤치마크 테스트 중 절반에서 오픈AI의 모델을 능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이러한 빠른 성장은 시진핑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풍부한 인재풀, 거대한 시장 규모가 뒷받침됐다. 독립 분석가 레이 왕은 "AI가 국가적 우선순위로 지정되면서 대규모 공공·민간 투자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들의 오픈소스 전략도 주효했다. 알리바바의 Qwen 2.5는 올해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AI 모델이었으며, 전체 다운로드의 25% 이상을 차지했다. 크리에이티브 벤처스의 제임스 웡은 "후발주자로서 사용자 확보를 위해 오픈소스 전략을 채택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제한은 중국 AI 산업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다. 현재 중국 기업들은 제재 이전에 확보한 엔비디아 칩으로 AI 모델을 학습하고 있지만, 이는 한시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

레이 왕은 "향후 몇 년 내 중국 기업들은 'AI 하드웨어 병목 현상'에 직면할 것"이라며 "첨단 AI 칩 부족은 결국 미·중 간 AI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최근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입도 차단하기 위해 전 세계 라이선스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AI 발전을 더욱 제약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자체 AI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엔비디아 수준의 성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미·중 AI 경쟁의 향방은 중국이 반도체 기술 격차를 얼마나 빨리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중국의 AI 산업 성장과 도전은 한국 AI 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정부의 전략적 지원과 대규모 투자가 AI 산업 발전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도 AI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면서 공공·민간 투자를 확대하고, 인재 양성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오픈소스 전략의 중요성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기업들이 오픈소스를 통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한 것처럼, 한국 기업들도 개방형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고민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강국으로서의 이점을 AI 산업과 연계하는 전략이 시급하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은 AI 발전에 있어 반도체 기술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강점을 AI 반도체 개발로 확장하는 한편, 자체 AI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AI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지원, 인재 양성, 기술 개발, 생태계 구축 등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반도체-AI 연계 전략은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