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 견제를 위해 인도와의 관계 복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인도 정책연구센터의 브라마 첼라니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악화한 양국 관계를 트럼프가 새롭게 정립할 기회"라고 분석했다고 29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특히 인도 최대 재벌 아다니 그룹에 대한 미 법무부의 기소는 양국 관계에 새로운 균열을 가져왔다. 인도 집권 BJP당은 이를 "미국 딥스테이트의 거짓 내러티브"라고 비난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에 인도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 첼라니 교수는 "미국이 중국의 팽창주의를 견제하고 전략적 과잉 확장을 피하려면 인도와의 협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인도에 대해 "매우 큰 관세 남용국"이라며 시장 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해 '소프트 동맹' 구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대만 보호와 아시아 안보 강화를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첼라니 교수는 "트럼프가 인도에서 높은 호감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2025년은 양국이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인도 전략은 한국 외교·안보 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미·중 경쟁 구도에서 중견국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인도가 미국과 '소프트 동맹'을 추구하며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것처럼, 한국도 미·중 사이에서 유연하고 실용적인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미국이 인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통상압박을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도 반도체·전기차 등 핵심 산업에서 미국과의 갈등 가능성에 대비하되, 안보협력을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인도의 사례는 양자 관계에서 정상 간 신뢰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트럼프-모디의 개인적 친분이 양국 관계 회복의 토대가 될 수 있듯이, 한국도 최고위급 외교를 통한 관계 강화가 중요하다.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면서도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역할을 확대하며 외교적 레버리지를 키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