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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딩 카드, 코로나 이후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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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딩 카드, 코로나 이후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부상

포켓몬 카드 연간 120억 장 생산...최고가 528만 달러 기록

NFT 트레이딩 카드.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NFT 트레이딩 카드. 사진=로이터

트레이딩 카드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포켓몬 카드는 지난 회계연도에만 120억 장이 생산되며 글로벌 누적 공급량을 23% 증가시켰다고 28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닌텐도가 지분을 보유한 포켓몬 컴퍼니는 카드게임을 15개 언어로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021년 유튜버 로건 폴이 포켓몬 카드에 100만 달러를 지불한 이후, 2022년에는 피카츄 홀로그램 카드가 528만 달러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일본장난감협회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 일본 기업들의 카드 출하액은 2774억 엔으로, 코로나 이전 최고치의 2.5배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장난감 산업 출하액 1조2000억 엔의 27.2%를 차지하는 규모다.

도쿄 아키하바라는 트레이딩 카드 붐의 중심지가 됐다. 현재 이 지역에는 약 110개의 카드 전문점이 있으며, 전체 상점의 10%를 차지한다. 카드 킹덤 매장의 하리노 타쿠이치 사장은 "고객의 약 40%가 외국인"이라며 "일본 여행이 그들에게 일생일대의 이벤트가 될 수 있어 풍부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거래도 활성화되고 있다. 운동화 거래 플랫폼 스니커덩크는 카드 거래의 10~20%가 외국인 고객과 이뤄지고 있으며, 최고 1050만 엔의 거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Re엔터테인먼트의 나카야마 아츠오 대표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카드가 가장 접근하기 쉬운 장난감이 됐다"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길 수 있고,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위조품 거래는 업계의 과제로 지적된다. 스니커덩크는 약 100명의 감정사를 두고 프리미엄 카드의 진위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 2022년 로건 폴이 구매한 포켓몬 카드가 위조품으로 밝혀진 사례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트레이딩 카드 시장이 단순한 붐을 넘어 새로운 투자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실물 카드에 대한 수요가 디지털 카드를 압도하고 있어, 희소성과 수집 가치를 중시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트레이딩 카드 열풍은 한국 콘텐츠 산업과 제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단순한 완구를 넘어 투자상품으로 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국도 K-팝, 게임 등 강점이 있는 콘텐츠를 활용한 수집형 상품 개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의 조화로운 발전이 주목할 만하다. 아키하바라의 카드 전문점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처럼, 한국도 관광과 연계한 콘텐츠 상품 유통 전략을 강화할 수 있다.

더불어 제조업 측면에서도 기회가 있다. 고품질 인쇄 기술이 필수적인 트레이딩 카드 시장은 한국의 정밀 제조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 될 수 있다. 특히 위조 방지 기술과 결합한다면 높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콘텐츠와 제조업의 융합, 온·오프라인 유통의 시너지, 관광 산업과의 연계 등 복합적인 접근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