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80세 이상 미국인들의 재정적 경험을 분석한 결과를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한국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어, 이들 경험이 주는 교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는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고령 인구 비율이 10% 증가할 때마다 1인당 GDP가 5.5% 감소하며, 1980년부터 2010년까지 인구 고령화로 인해 1인당 GDP 성장률이 연간 0.3%포인트 감소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2031년까지 근로자 2.4명이 퇴직자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새로운 재정 설계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첫째, 저축률을 10%에서 15~20%로 높여야 한다. 둘째,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주식 등 성장자산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셋째, 장기요양보험과 건강저축계좌(HSA) 등으로 의료비에 대비해야 한다.
조기 시작과 위험 분산이 핵심이다. 83세 밥 그리스는 50대 중반에야 시작한 투자를 후회했고, 82세 버니타 클라크는 은퇴 후 파트타임으로 Roth IRA 저축을 이어갔다. 80세 켄 터브먼은 새로운 사업으로 제2의 인생을 개척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도 중요하다. 80세 마지 혼은 62세 이혼으로 투자자산 절반을 잃었다. 이는 다양한 리스크에 대비한 유연한 재정 계획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85세 로버트 킨셀라는 검소한 생활로, 82세 로버트 하트윅은 균형 잡힌 소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의 상황은 더욱 엄중하다. OECD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과 세계 최고 속도의 고령화는 체계적 대비를 요구한다. 전문가들은 ▲40대부터 적극적 자산관리 ▲의료비 대비 보험 강화 ▲퇴직 후 소득원 다변화 ▲부동산 편중 자산구조 개선을 제안한다.
100세 시대는 현실이 됐다. 장수 리스크 대비를 위해서는 조기 저축과 투자, 위험 분산, 새로운 소득원 창출, 균형 잡힌 재정 계획이 필수다. 정부는 노후 재정 교육을 강화하고, 개인은 장기적 관점의 재무설계로 장수 축복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