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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진보 정치의 퇴조와 우파 포퓰리즘의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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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진보 정치의 퇴조와 우파 포퓰리즘의 급부상"

경제 침체와 이민 쓰나미가 부른 정치 지각변동, 한국의 대응 방향은?

선거 유세에서 저격 당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선거 유세에서 저격 당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모습. 사진=로이터

전례 없는 우경화 물결이 세계 정치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정치에서 진보의 순간은 끝났다"는 분석을 통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진보 정치의 퇴조와 우파 포퓰리즘의 급부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2025년 대통령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한국에도 이러한 세계적 흐름이 던지는 메시지가 무겁다.

이런 우경화의 특징은 경제성장 둔화와 유례없는 이민자 급증이라는 두 가지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WSJ에 따르면 유럽연합 회원국의 75%가 중도 우파 정당이 주도하거나 참여하는 정부 체제를 갖추고 있다. 미국에서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이 실현되고, 캐나다의 트뤼도 정부는 보수당에 여론조사에서 20%포인트 차이로 뒤처지고 있다. 독일에서는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16-20%의 지지율로 제2정당으로 부상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정치의 시계추 운동이 아닌 구조적 전환의 성격을 띤다는 것이다. 실질임금 정체, 주거비용 폭등, 이민자 증가로 인한 사회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기존 정치 질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도시 외곽 지역 노동자 계층을 중심으로 한 반엘리트 정서가 포퓰리즘 정당의 강력한 지지기반이 되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런 포퓰리즘의 부상이 민주주의 제도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권력 분립, 언론의 자유, 선거의 공정성 등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가 약화될 수 있으며, 감정에 호소하는 수사와 적대적 언어 사용으로 인한 정치 담론의 질적 저하도 우려된다.

글로벌 경제안보 측면에서도 중대한 도전이 예상된다. 포퓰리스트 정부들의 경제적 민족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실질 GDP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후변화 대응 후퇴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다.

한국 정치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청년실업, 부동산 문제, 저출산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들이 포퓰리즘적 해결책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진보와 보수 양 진영 모두 변화된 유권자들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향후 정치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세계적 우경화 흐름은 민주주의와 국제협력 체제에 근본적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포퓰리즘의 위험성을 경계하면서도, 유권자들의 불만과 요구를 합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지키면서 사회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균형 잡힌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