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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가스, 부동산 사업 M&A 검토...행동주의 투자자 요구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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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가스, 부동산 사업 M&A 검토...행동주의 투자자 요구 대응

사사야마 CEO "성장 기회 있다면 제휴·인수 고려"...ROE 목표 8%로 상향

일본 최대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도쿄가스 연구시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최대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도쿄가스 연구시설. 사진=로이터

일본 최대 소매 가스 공급업체인 도쿄가스가 부동산 사업 강화를 위한 M&A를 검토하고 있다. 사사야마 신이치 사장 겸 CEO는 3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제휴나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 기회가 있다면 선택지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도쿄가스의 지분 5.03%(약 650억 엔)를 확보하고 자본 효율성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엘리엇은 도쿄가스에 부동산 사업 합리화와 비효율적 자산 매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139년 역사의 도쿄가스는 약 400만 가구에 가스를 공급하는 일본 최대 소매 가스 기업이다. 도쿄 신주쿠 파크 타워 등 부동산 임대 사업도 영위하고 있으나, 수익성은 핵심 사업인 에너지에 크게 못 미친다. 2024년 3월 기준 도시개발 사업 매출은 911억 엔으로, 에너지 사업(2조4200억 엔)의 4% 수준에 그쳤다.

사사야마 CEO는 "지분이 많은 주주의 의견은 존중돼야 한다"며 "이사회에서 자본시장의 인식을 정기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를 현재 5%에서 2026년 3월까지 8%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동남아 사업 전략도 재검토 중이다. 도쿄가스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에너지 사업 확대를 추진해왔으나, 사사야마 CEO는 "예상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어 더 효율적이고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 제로 에미션 커뮤니티(AZEC)'를 통한 새로운 기회도 모색 중이다. 사사야마 CEO는 "AZEC와 같은 프레임워크에서 사업 계획을 수립하면 프로젝트 추진이 더 용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가스의 이러한 움직임은 저수익 자산에 대한 주주들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엘리엇은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22건의 거래를 통해 도쿄가스 지분을 매입했으며, 회사에 중요한 제안을 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일본 도쿄가스의 행동주의 투자자 대응 전략이 한국 기업들에 주는 시사점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특히 주주 가치 제고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한 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글로벌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한국 기업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도쿄가스의 대응은 좋은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며 "특히 ROE 목표치 상향과 같은 구체적인 주주 가치 제고 노력이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비핵심사업 효율화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많은 한국 기업들이 수익성이 낮은 비핵심사업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선제적 사업 재편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해외사업 전략의 재검토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무리한 해외 진출보다는 도쿄가스처럼 선별적이고 효율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ESG 관련 국제 협력체계를 활용한 진출 전략을 고민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