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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세계의 공장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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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세계의 공장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품질·가격 경쟁력 갖춘 '新 제조 강국' 부상...트럼프發 무역전쟁 수혜

베트남 중부 광응아이성의 Dung Quat 정유공장 주유소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중부 광응아이성의 Dung Quat 정유공장 주유소 모습. 사진=로이터

베트남이 중국의 강력한 제조업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외국인 투자가 급증하면서 품질과 가격 경쟁력 모두에서 중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30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데잔 시라&어소시에이츠의 알베르토 베토레티 관리 파트너는 "메이드 인 베트남 제품이 품질, 가격 경쟁력, 가용성 측면에서 놀라운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전자다. IDC의 램 응우옌 연구책임자는 "삼성의 베트남산 스마트폰은 중국산과 품질면에서 완전히 동등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다국적 기업들이 양국 공장에 동일 성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약진은 수출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3년 베트남의 수출액은 35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3조3800억 달러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특히 가구, 커피, 캐슈넛 등 특화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했다. 허버스 에이전시의 재크 허버스 전무는 "베트남 가구산업은 원목 생산부터 완제품까지 완벽한 생태계를 구축했다"며 "이케아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을 핵심 생산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의 가장 큰 경쟁력은 인건비다. PwC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국의 시간당 평균 인건비는 베트남의 2배 이상이었다. 여기에 나이키, 파타고니아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베트남 생산을 확대하면서 의류, 신발 분야의 경쟁력도 높아졌다.

다만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베트남 홍콩 비즈니스협회의 위니 람 사무총장은 "베트남이 격차를 좁히고는 있지만, 여전히 중국에 뒤처져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세계화센터의 빅터 가오 부회장은 "중국 공장들은 품질 관리, 일관성, 유연성 측면에서 우위를 보인다"며 "방대한 숙련 인력과 포괄적 공급망, 첨단 인프라가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대량 생산 체제와 온라인 판매 채널에서는 중국이 여전히 우위다. 중국의 쉬인, 테무 같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베트남의 티키를 크게 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첨단 제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숙련 인력 확보와 물류·공급망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베토레티는 "일부 소규모 생산자들의 품질 관리가 여전히 과제"라며 "고급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트럼프의 재선으로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베트남의 제조업 경쟁력은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이번에는 더 나은 위치에서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의 제조 강국 부상이 한국 경제에 던지는 시사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이어지고 있다.

한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베트남이 단순한 생산 기지를 넘어 품질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생산 전략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중 갈등 심화에 대비한 생산 기지 다변화 전략이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한 무역협회 연구원은 "베트남의 성장은 위기이자 기회"라며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을 중국을 대체하는 생산 기지이자 새로운 시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국이 베트남과의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도 힘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한국은 고부가가치 첨단 제조업으로의 전환을 더욱 가속하고,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베트남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도 강조됐다. 한 통상 전문가는 "베트남을 경쟁자가 아닌 상생 파트너로 보고, 기술·인력 교류를 확대하는 등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