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카슈미르의 사프란 농업이 기후변화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로 불리는 사프란의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전통적인 재배 농가들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카슈미르는 이란에 이어 세계 2위의 사프란 생산지로, 인도 전체 생산량의 90%를 차지한다. 그러나 재배 면적은 1990년대 중반 5700헥타르에서 2019년 2400헥타르로 줄었고, 연간 생산량도 16톤에서 2.6톤으로 급감했다.
이에 일부 농부들은 실내 재배라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와니는 자택에 구근을 심은 플라스틱 쟁반을 설치하고 3개월간 재배 후 수확 직전 땅으로 옮기는 방식을 도입했다. 알리 박사는 "실내 재배가 품질과 효율성 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내 재배의 상업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문라이트 케사르의 모흐드 유수프 대표는 "지방정부가 없어 오랫동안 문제 해결이 어려웠다"며 "이제는 정부가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카슈미르 사프란 산업의 회생을 위해 전통 농법의 현대화와 함께 실내 재배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2019년 자치권이 폐지된 이후 처음으로 지방선거가 실시된 만큼,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슈미르 사프란 농업의 위기는 한국 농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기후변화가 전통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한국의 사과, 배 등 전통적인 농작물도 기후변화로 인한 재배 적지 변화와 생산량 감소 문제에 직면할 수 있어, 선제적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전통 농법과 현대 기술의 조화가 중요하다. 카슈미르 농부들이 실내 재배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 것처럼, 한국 농업도 스마트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농업 혁신이 필요하다.
셋째, 농가의 소득 안정화를 위한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다. 투입 비용이 수익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농가들이 작목을 전환하는 것처럼, 한국도 농가 소득 보장과 함께 새로운 농업 기술 도입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기후변화 시대에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통과 혁신의 조화, 그리고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카슈미르의 사례가 주는 핵심 교훈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