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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M&A 시장, 트럼프發 빅뱅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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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M&A 시장, 트럼프發 빅뱅 오나

규제완화·금리인하 기대감 vs 보호무역 우려...한국 기업의 전략적 선택 주목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바닥에 설치된 스크린 위 블랙록의 회사 로고와 거래 정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바닥에 설치된 스크린 위 블랙록의 회사 로고와 거래 정보.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이 글로벌 M&A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5년 글로벌 M&A 시장이 10~15%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트럼프의 정책이 가져올 양면적 영향을 29일(현지시각) 심층 분석했다.

트럼프 2.0 시대는 한국 기업에게도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면밀한 전략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는 M&A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리더십 교체가 예상되면서, 그동안 억제되었던 기업 간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딜로직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M&A 거래 규모는 이미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금융시장 여건도 우호적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신호와 S&P500 지수의 25% 상승은 기업 자금조달과 주식을 활용한 M&A를 용이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캐피털원의 350억 달러 매입계약과 마스의 켈라노바 300억 달러 인수는 시장의 낙관적 전망을 반영한다.

그러나 보호무역 강화 우려는 시장의 주요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가 공약한 멕시코·캐나다 제품에 대한 25% 관세와 중국 제품에 대한 60% 추가 관세는 글로벌 공급망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러한 고율 관세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국에 대한 60% 추가 관세는 글로벌 공급망의 전면적인 재편을 촉발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트럼프의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스콧 베슨트가 "관세는 항상 협상 테이블에 올려질 것이지만, 실제 발동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언급한 점은 정책 실행에 있어 유연성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모펀드의 움직임도 2025년 M&A 시장의 핵심 변수로 주목된다. 골드만삭스의 마크 소렐 글로벌 M&A 공동책임자는 "대형 거래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2025년 M&A 시장이 10~15%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사모펀드들은 팬데믹 이후 장기 보유해온 자산의 매각 압박이 커지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수익률 제고 요구에 따라 새로운 투자처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로펌 호건 로벨스의 기업금융 파트너 마베쉬 쿠레시는 "사모펀드들이 더 이상 자산 매각을 미룰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사모펀드의 움직임이 2025년 M&A 시장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보호무역 강화는 수출 위주의 한국 경제에 부담이지만,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기업 인수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자동차·배터리·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경우, 미국 정부의 자국 생산 강화 정책에 대응해 현지 생산기지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일례로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에 이어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국 내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력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더불어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는 이러한 해외 M&A를 위한 자금조달 여건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025년 글로벌 M&A 시장은 트럼프 정책의 양면성으로 인해 기회와 위험이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는 긍정적이나, 보호무역 강화는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다. 특히 미국의 新보호무역주의는 단순한 관세 정책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적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향후 글로벌 교역 질서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변화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거시적 변화를 주시하며, 단기적 리스크 관리와 함께 장기적 관점의 글로벌 사업 재편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