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산업이 CPU에서 GPU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강자 엔비디아가 2025년에도 압도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2025년 1월 1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엔비디아의 2025 회계연도 매출이 전년 대비 112% 증가한 129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전망은 AI 반도체 굴기를 추진하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엔비디아의 독주는 클라우드 AI의 폭발적 성장에 기인한다. 모든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된 현재 환경에서 클라우드 AI가 온디바이스 AI보다 월등히 우수한 성능을 보이면서, 기업들은 정적 파일 처리용 CPU에서 실시간 분석이 가능한 GPU 기반 병렬 컴퓨팅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특히 2025년에는 신제품 블랙웰 GPU 아키텍처 출시, 텍스트·이미지·영상·음성을 통합 처리하는 멀티모달 AI의 확산, 다단계 작업이 가능한 AI 에이전트의 발전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웨드부시의 보고서도 향후 3년간 AI 관련 자본지출이 2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며, 엔비디아를 'AI 시대의 석유'를 보유한 유일한 기업으로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경쟁우위는 단순 하드웨어를 넘어선다. AMD도 기술적으로 견줄 만한 GPU를 보유하고 있고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도 자체 AI 칩을 개발 중이지만, CUDA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최적화된 엔드투엔드 솔루션에서 엔비디아의 1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변화는 반도체 산업의 지각변동을 초래하고 있다. 전통적 CPU 강자 인텔의 2025년 매출이 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엔비디아는 AI 하드웨어 시장의 88%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시장 전망은 한국 기업들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AI 반도체 설계와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특히 2024년 803억 달러에서 2029년 3271.5억 달러로 연평균 32.4% 성장이 예상되는 클라우드 AI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반면, 온디바이스 AI는 성능 저하 우려, 전문 인력 부족, 긴 개발 기간 등 기술적 난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시장 환경 변화는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방향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NPU 기술 발전과 전문 서비스 등장으로 온디바이스 AI도 점진적 발전이 예상되는 만큼, 한국 기업들은 클라우드 AI 역량 강화와 함께 온디바이스 AI 기술 확보도 균형있게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2025년 AI 시장은 엔비디아 주도의 GPU 혁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PC 시대의 마이크로소프트·인텔, 모바일 시대의 애플이 그랬듯이, 엔비디아는 AI 시대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AI 반도체 설계 역량 강화와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