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UAE 무바달라, 2024년 290억 달러 투자…글로벌 국부펀드 왕좌 차지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UAE 무바달라, 2024년 290억 달러 투자…글로벌 국부펀드 왕좌 차지

사우디 PIF 제치고 1위…AI·사모 대출 등 공격적 투자
"탈석유 시대 선점"…중동 국부펀드, 글로벌 금융시장 영향력 확대

무바달라 투자회사의 CEO 겸 전무이사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가 2024년 2월 12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정부 정상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무바달라 투자회사의 CEO 겸 전무이사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가 2024년 2월 12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정부 정상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랍에미리트(UAE)의 무바달라 투자회사가 2024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국부펀드로 자리매김했다.

2일(현지시간) 미들 이스트 아이(Middle East Eye) 등 외신에 따르면, 무바달라는 인공지능(AI), 사모 대출,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292억 달러(약 42조6320억 원)를 투자하며 전 세계 국부펀드 투자 총액 1361억 달러(약 198조7060억 원)의 약 20%를 차지했다. 이는 2023년 투자액인 175억 달러(약 25조5500억 원) 대비 67% 증가한 수치로, 무바달라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가 돋보인다.

UAE 국부펀드의 총 투자액은 576억 달러(약 84조 960억 원)로, 중동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UAE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무바달라의 첨단 산업 중심 투자 전략은 마치 석유 시대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전장을 내민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탈석유 시대를 준비하는 중동 국가들에게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무바달라는 특히 첨단 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부다비 인공지능 그룹 G42에 대한 투자를 통해 AI 분야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으며, G42는 셰이크 타흐눈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이 이끌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4월 G42에 1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한 것도 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미국의 글로벌 자산운용사 아폴로 및 골드만삭스와의 협력을 통해 사모 대출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투자기금(PIF)은 지난해 투자액이 37% 감소한 199억 달러(약 29조540억 원)에 그쳤다. 2023년 316억 달러(약 46조1360억 원)를 투자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이는 PIF가 '비전 2030'이라는 자국 내 메가 프로젝트에 집중하면서 해외 투자를 축소하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결과다. PIF 총재 야시르 알 루마이얀은 "펀드는 사우디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며 새로운 산업을 개발하고 국내 경제 다각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4년 중동 국부펀드의 총 지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820억 달러(약 119조7200억 원)에 달했다. 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국부펀드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국제 금융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무바달라의 과감한 투자 전략은 중동 국부펀드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러한 무바달라의 행보는 탈석유 시대를 맞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중동 국가들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