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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도 투자 31% 축소..."신(新)실크로드 전략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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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도 투자 31% 축소..."신(新)실크로드 전략은 계속된다"

세계 최대 철도망 보유국,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방향 전환

중국 정저우 동부 기차역 내 정차한 고속철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정저우 동부 기차역 내 정차한 고속철도. 사진=로이터

중국이 2025년 철도 부문 고정자산 투자를 전년보다 31%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이차이가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는 중국 경제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 중심의 성장 모델을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준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이러한 정책 변화는 한국 경제와 기업들의 대중국 진출 전략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영철도그룹은 2025년 철도 인프라 고정자산 투자를 808억 달러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1165억 달러와 비교해 크게 감소한 규모다. 투자 축소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철도그룹의 총부채가 5조5000억 위안을 넘어선 재정 부담이 가장 크다. 또한 48,000km에 이르는 세계 최대 고속철도망을 보유하면서 추가 확장 필요성도 줄었다.

그러나 중국은 2,600km의 신규 철도 노선 개통과 2030년까지 고속철도망을 60,000km로 확충하는 계획을 지속한다. 특히 '일대일로' 구상의 핵심인 유럽행 철도망 확충은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중국 철도익스프레스는 현재 중국 125개 도시와 유럽 25개국 227개 도시를 연결하며, 2024년에는 1만9000회의 화물열차를 운행했다.

이처럼 중국은 투자 규모를 줄이면서도 유럽행 철도망 확충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중국의 새로운 경제·안보 전략을 반영한다.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상봉쇄와 제재에 대비해 서쪽으로 향하는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맞서는 새로운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투자 감소는 여러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철강, 시멘트, 중장비 등 연관 산업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며, 건설 현장과 관련 산업의 일자리도 감소할 전망이다. 신규 철도 노선 주변의 부동산 개발 사업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물류 기업들은 중국의 이러한 전략 변화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중국이 추진하는 질적 성장은 서비스 품질과 운영 효율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더욱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물류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해상운송보다 50% 빠르고 항공운송보다 저렴한 중국-유럽 철도망은 한국 기업들의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효율적 물류 경로가 될 수 있다.

다만 한국 기업들은 몇 가지 위험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중국 철도그룹의 대규모 부채는 향후 서비스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노선별 수송 능력과 정시성의 차이, 중국 투자 조정이 특정 노선 운영에 미칠 영향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이에 한국 기업들은 중국 물류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안정적인 수송 능력을 확보하고, 복합운송 서비스 개발로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철도투자 전략 변화는 글로벌 물류 지형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다. 육상 실크로드를 통한 유라시아 물류망 구축은 기존 해상 중심 물류의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되, 철저한 시장 분석과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