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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급성장 속 소비자 신뢰도 위기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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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급성장 속 소비자 신뢰도 위기 오나?

2024년 불만 건수 2.4만 건 육박...배터리·충전·가격 하락 '3대 불만' 심화

2023년 11월 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11월 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사진=로이터

중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소비자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이차이 글로벌이 3일(현재시각) 보도한 내용에 의하면, 중국의 전기차 관련 소비자 불만이 구조적 문제로 확대되는 조짐이 나타났다. 국내 전기차 시장도 비슷한 성장 궤도를 보여, 중국 상황은 우리 산업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중국 최대 자동차 불만 처리 플랫폼 Qctsw.Com에 접수된 2024년 불만 건수는 2만3680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3% 늘어난 이 수치에서 주목할 점은 불만 성격이 단순 품질 문제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가격 인하로 빚어진 자산가치 하락, 배터리 성능 저하, 충전 문제, 검증되지 않은 스마트 기술 도입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전기차 관련 불만이 6150건에 이르러 시장 성장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터리 노화와 성능 저하, 충전 실패, 주행거리 부족 등의 문제는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제조업계는 향후 예상되는 대규모 배터리 교체 수요에 대한 준비 태세를 점검해야 할 상황이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2025년까지 중국 내 배터리 교환형 차량은 300만 대, 교환소는 2만8000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BaaS(Battery as a Service) 전기차가 전체 신에너지 차량의 17%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러한 과제에 대응해 중국의 주요 제조사들이 선제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Nio는 2024년 10월 기준 중국 전역에 2382개의 배터리 교체 시설을 구축하고 누적 4000만 건의 교체 실적을 기록했다. 2025년까지는 글로벌 시장에 4000개의 교체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며, 중국 내에도 1000개소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배터리 제조 선두기업 CATL도 2025년까지 1000개, 2030년까지 1만개의 배터리 교체 설비 설치를 목표로 삼았다.

중국 정부는 2019년부터 배터리 교체 기술 개발과 산업 촉진 계획을 추진하고, 11개 도시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 표준화, 안전성 확보, 대량 생산과 관리 체계 구축, 교환소 운영비용 최적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제조사들의 준비 현황과 정부의 지원책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특히 한국 자동차 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중국의 2024년 11월까지 자동차 판매량은 2790만 대로 전년 대비 4% 증가했으며, 전기차 판매는 36% 늘어난 1130만 대를 기록했다. 전체 보유 차량 3억4500만 대 중 전기차는 2470만 대를 차지한다. 이런 대규모 시장을 고려할 때 품질과 서비스 문제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중국 시장의 변화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전기차 시장이 성숙기로 진입하면서 가격 경쟁력, 제품 품질, 사후관리 서비스의 균형이 산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 검증되지 않은 스마트 기술 도입으로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면서, 기술 혁신의 속도와 안정성 사이의 균형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도 중국 시장의 교훈에 주목해야 한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경험은 잠재적 문제점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와 함께 품질 향상, 서비스 체계 구축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종합하면, 중국 전기차 시장은 성장통을 넘어선 구조적 과제에 직면했다. 전기차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과 품질, 서비스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이러한 중국의 경험은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장기적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