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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기업들, AI 수요 기회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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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기업들, AI 수요 기회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 본격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COMPUTEX)에서 한 사람이 엔비디아 스펙트럼-X(Nvidia Spectrum-X) 옆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COMPUTEX)에서 한 사람이 엔비디아 스펙트럼-X(Nvidia Spectrum-X) 옆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이 반도체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중국 현지 시나파이낸스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AI 수요 증가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해온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2025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1.2% 성장해 697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이보다 높은 14% 성장률을 예측하며 시장 규모를 7170억 달러로 전망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오리엔탈 포춘 초이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705개 상장기업 중 반도체 산업이 기관투자자들의 최고 관심 분야로 나타났다. 특히 광허기술과 테일링 마이크로는 90개 이상의 기관이 주목하는 핵심 기업으로 부상했다. 이들 기업은 AI 반도체와 사물인터넷(IoT) 칩 분야에서 빠른 기술 혁신을 보여주며 세계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테일링 마이크로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준다. 이 기업은 저전력 블루투스 칩 시장에서 세계 3위를 차지했으며, 중국 시장에서는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4년 출시한 TL721X와 TL751X 시리즈는 엣지 AI 컴퓨팅을 지원하며 전력 효율성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구글의 프리미엄 제품인 Pixel Bud Pro 2에 채택되면서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으며, AI 오피스와 스마트 홈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2024년 3분기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50% 늘어난 5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력 공급 안정성은 AI 시대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의 주요 기술기업들은 자체 발전시설 확보에 나서고 있다. 원자력, 지열, 재생에너지, 가스터빈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으며, 특히 가스터빈은 빠른 건설과 안정적 출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상하이전기는 AI 서버용 고속 PCB 시장을 선점하며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은 "중국제조 2025" 전략을 통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자체 생산 능력 확보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2025년까지 중국 기업들의 DRAM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는 AI 시대의 필수 부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HBM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고, AI 반도체 설계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AI가 가져온 반도체 산업의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의 급성장과 함께 기술력과 시장 주도권을 향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은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차세대 메모리와 AI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협력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