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이 최근 로봇에 관심을 가지고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AI 로봇을 지목한 것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술 발전도 가속화되고 있다. 로보센스는 CES 2025에서 혁신적인 디지털 라이다(LiDAR) 기술을 공개한다. 1080개 빔으로 600m까지 감지하는 'EM4'와 360도 시야각을 제공하는 'Airy'는 로봇의 활용 범위를 대폭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 기회 뒷면에는 어두운 면도 있다. 노동시장 충격이 우려된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미국 일자리의 47%가 자동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 부두 노동자들은 2024년 10월 자동화 반대 파업을 벌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기보다 보완할 것으로 내다본다.
맥킨지 보고서는 팔레타이징과 패키징 같은 단순 작업은 80% 이상 자동화되지만, 상황 판단이 필요한 의사결정과 품질관리, 로봇 시스템 관리는 여전히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성공적인 자동화는 사람과 로봇의 협업에서 시작된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를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 2022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1만 명당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는 1012대로 세계 1위다. 이는 노동자 10명당 로봇 1대가 배치된 수준으로, 2위 싱가포르(730대), 3위 독일(415대), 4위 일본(397대)을 크게 앞선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경우 로봇 밀도가 더욱 높아 노동자 1만 명당 2867대에 이른다.
이러한 높은 자동화율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같은 첨단산업의 생산성은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우수한 IT 인프라와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로봇 도입이 오히려 일자리를 늘리거나 청년 취업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산업구조 변화에 대비해 새로운 직종을 개발하고 인력을 재교육하는 준비는 계속되어야 한다.
산업계는 AI 로봇 도입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본다. 2025년은 이런 변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이 될 것이다. 기업은 체계적인 도입 전략과 직원 소통을, 정부는 사회안전망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 AI 로봇이 위협이 아닌 기회가 되려면 산업계와 정부, 노동계가 함께 준비해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