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서부 지역 대규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철도, 항공, 항만을 망라하는 15개 주요 정책을 발표하며 서부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글로벌 타임스 등 외신은 5일(현지시각) 중국이 물류 기반시설 확충을 통해 서부 내륙 지역의 경제 역량 강화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이 강조하는 '균형 발전'과 '공동 부유' 정책의 일환으로, 서부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동부 연안 지역과의 격차를 해소하려는 목표다.
중국 해관총서(GAC)는 5일 "서부 지역의 철도-해상 연계 운송을 지원하고 첨단 항만을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이번 정책의 핵심 내용을 밝혔다. 청두, 충칭, 쿤밍, 시안, 우루무치, 쓰촨성, 윈난성, 티베트 등 서부 주요 도시들은 국제 항공 중심지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충칭시는 새로운 국제 육해무역회랑(New International Land-Sea Trade Corridor)을 통해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화사에 따르면 2024년 8월까지 50만 개 이상의 20피트 컨테이너(TEU)가 이 회랑을 통해 운송되었으며,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미디어그룹은 이번 정책이 서부 지역의 항만 신설과 확장을 지원하고, 종합 보세 구역과 항만의 통합을 통해 물류 효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강-해 및 철도-해상 연계 운송 방식을 혁신해 복합 운송 체계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운송 시간과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서부 지역은 중국 전체 면적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거주한다. 그러나 동부 연해 지역에 비해 기반시설과 경제 발전이 뒤처져 있어 이번 정책은 서부 지역 균형 발전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말까지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철해 연계 열차 운행 횟수는 1만 건을 넘어섰다. 베이부만항그룹은 "현재 124개국 및 지역의 523개 항구와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서부 지역의 개방과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치국은 "서부 지역의 신도시화와 농촌 활성화를 통해 빈곤 해소와 에너지 자원 확보를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루무치 디워푸 국제공항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핵심 항공 허브로, 이번 정책에 따라 항공 및 철도 물류 중심지로서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정책은 전통 산업의 고도화와 특성화 산업 육성도 포함한다. 첨단 기술과 필수 장비 도입을 지원하고, 지역 특산 농산물의 수출을 촉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국경 무역 활성화를 위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을 강화하고, 국경 간 무역 촉진 시범도시를 지정할 계획이다.
중국은 서부 지역의 주요 도시들을 항공 허브로 육성하고, 철도-해상 연계 운송을 강화하는 등 서부 지역을 '물류 강국'으로 성장시켜 글로벌 무역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 장기적으로는 동서부 지역 간 균형 발전을 넘어 '신 실크로드'를 통해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하려는 중국의 전략이 엿보인다.
베이징 사회과학원의 왕펭 부연구원은 "새로운 양질의 생산력 개발 지원과 첨단 기술 도입은 지역 기업의 지능화와 자동화를 촉진하고 생산성과 제품 품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톈진 행정대학원의 공이 교수는 "서부 지역 개발이 일대일로 구상 이후 중요한 단계에 들어섰으며, 청두와 충칭, 신장 등이 개방의 중요한 거점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