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가스 저장량은은 2025년 1월 초 현재 70%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6%보다 16%포인트 낮다. 특히 지난해 10월 94.36%를 기록했던 저장량이 불과 3개월 만에 24%포인트나 줄어들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급망 교란도 위기를 키우고 있다. 2025년 1월 1일부터 EU 가스 수요의 5%(연간 420억㎥)를 담당하던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스관이 멈췄다. 러시아산 가스 수입은 이미 연간 370억㎥인 EU 총수요의 4%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여기에 유럽 LNG 공급량의 5%를 차지하는 노르웨이 함메르페스트 공장마저 설비 고장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다행히 미국의 신규 LNG 기지들이 속속 가동을 시작하고 있다. 벤처글로벌의 플라크마인즈는 첫 시운전을, 체니에르의 코퍼스 크리스티는 설비 확장을 진행 중이다. 이는 연간 약 200억㎥의 추가 공급 여력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공급 부족은 피할 수 있지만,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특히 한국과 같은 주요 LNG 수입국들의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은 중국, 일본과 함께 세계 최대 LNG 수입국 가운데 하나로 가격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가 우려된다.
"이번 위기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신호"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각국의 에너지 안보 정책이 강화되고, 공급망 재편도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장기 계약 확대, 조달처 다변화 등 대비책 마련에 서둘러야 할 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