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브라질 바이아주에서 추진 중인 전기차 공장에서 불법 비자로 입국한 중국인 근로자 163명이 발견됐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브라질 노동당국이 지난해 12월 비야디 하청업체 진장(Jinjiang)이 데려온 중국인 근로자 163명을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리아네 두라웅 브라질 노동부 직장안전감시팀 감독관은 "모든 것이 불법이었다"며 "107명의 여권이 압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노동당국은 여권 압수가 인신매매 혐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두라웅 감독관은 "비야디는 불법 고용된 근로자 1인당 벌금을 부과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에서 노동착취 관련 처벌은 엄격하며, 은행 대출 제한 등 추가 제재도 가능하다.
비야디 측은 "비자가 적법하게 발급됐으며 모든 직원이 자발적으로 브라질에서 일하기 위해 왔다"고 주장했다. 하청업체 진장과의 계약은 해지했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는 비야디에 대한 임시 비자발급을 중단했다.
비야디는 바이아주 공장 건설에 6억2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공장은 비야디가 브라질에 처음으로 건설하는 아시아 외 지역 전기차 공장으로, 2025년 3월부터 가동될 예정이었다. 연간 15만 대 생산을 목표로 했다. 브라질은 중국을 제외한 비야디의 최대 시장으로, 2024년 1~11월 중국 외 판매 차량 5대 중 1대가 브라질에서 팔렸다.
두라웅 감독관은 "노동당국이 공장 건설 현장을 지속해서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약 500명의 중국인 근로자가 브라질에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브라질 노동당국, 비야디 대표, 바이아 주 계약업체 대표들은 화요일 만나 공장 근로자들의 권리 보호 방안을 논의했다.
브라질 정부는 오래전부터 중국의 투자를 환영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중국 기업의 투자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현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중국 기업이 자국 근로자를 대거 투입하는 방식은 이러한 정책과 배치된다.
이번 사건은 비야디의 글로벌 확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비야디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장의 3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 공장은 남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계획됐으나, 이번 불법 고용 파문으로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