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광객 급증(670만 명)에 카지노·복합리조트 추진
태국이 코로나19 이후 동남아 관광산업의 선도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싱가포르 롄허자오바오 7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2024년 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3550만 명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전 90%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는 한국의 핵심 관광시장인 동남아 관광산업이 정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태국의 성공 비결은 과감한 관광정책이다. GDP의 20%를 차지하고 일자리 5개 중 1개를 만들어내는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93개국에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특히 중국과는 영구 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해 2024년 중국인 관광객 670만 명을 유치, 말레이시아와 인도를 제치고 최대 관광객 송출국 지위를 회복했다.
중국 관광객 기여도는 주목할 만하다. 태국 관광체육부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은 1인당 평균 체류 기간이 길고 소비 지출도 많아 관광산업 회복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취날닷컴의 태국행 항공편 검색이 70% 증가하고 호텔 검색이 100% 늘어난 것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
태국은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25년부터 항공 입국 관광객에게 300바트(약 1만2600원)의 관광세를 부과해 관광 인프라를 개선하고, 2026년까지 총 100억 달러 규모의 복합리조트 3곳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방콕 인근에 들어설 첫 번째 복합리조트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를 벤치마킹해 카지노, 특급호텔, 쇼핑몰, 공연장을 갖추게 된다.
역내 협력 강화도 눈에 띈다. 유럽의 솅겐 조약을 모델로 한 '자유통행지역' 조성을 추진하고, 말레이시아와 전략적 관광협력을 맺어 동남아 관광산업의 구심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2024년 관광수입이 1조6000억 바트(약 67조5680억원)로 전년보다 34% 늘었고, 산업심리지수는 96.2로 4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텔, 레스토랑, 소매업 등 연관 산업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해결 과제도 남아있다.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9년의 60% 수준에 머물러 있고, 관광세 도입이 관광객 감소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카지노 도입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태국의 혁신적 관광정책은 한국 관광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93개국 무비자 입국과 60일 체류 연장 같은 과감한 규제 완화는 한국의 관광객 유치 전략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태국이 도입 검토 중인 디지털 노마드 비자는 한국의 새로운 관광객 유치 전략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제주도와 인천 영종도의 복합리조트 개발도 태국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태국은 단순한 카지노를 넘어 놀이공원, 박물관, 공연장 등을 아우르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계절성을 극복하고 연중 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은 주목할 만하다.
더불어 태국의 '제3차 국가관광개발계획(2023-2027)'처럼 장기적 관점의 지속가능한 관광 전략 수립도 필요하다. 관광세 수입을 인프라 개선과 관광객 보험에 활용하는 정책은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 모델로 참고할 만하다. 해외 관광기업지원센터 확대 운영 등 관광기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도 벤치마킹할 가치가 있다.
태국의 관광산업 부활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관광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규제 완화, 인프라 개선, 고부가가치화, 역내 협력이라는 종합적 접근은 아시아 관광산업의 새 장을 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