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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기업 필수 도구되자 AI 서비스 구독료 45%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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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기업 필수 도구되자 AI 서비스 구독료 45% 인상

마이크로소프트 AI 통합 전략에 구글·오픈AI도 가격 인상 동참...한국 기업 비용 부담 vs 생산성 향상 주목
2024년 3월 25일 프랑스 파리 인근 이시레물리노(Issy-les-Moulineaux)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사무실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3월 25일 프랑스 파리 인근 이시레물리노(Issy-les-Moulineaux)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사무실 전경.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서비스가 기업 필수 도구로 자리를 잡자 주요 기업들의 구독료 인상이 본격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오피스 제품군 'MS 365'에 AI 비서 '코파일럿'을 필수 탑재하고 구독료를 인상한다고 지난해 12월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호주와 동남아시아 시장을 시작으로 한 이번 변화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변화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투자한 140억 달러(약 20조3560억 원)의 수익 실현을 위한 핵심 전략이다.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기존 오피스 제품군에 AI 기능을 통합하면서 호주에서는 MS 365 월 구독료가 11호주달러에서 16호주달러로 올랐다. 미국의 경우 코파일럿 프리미엄 버전은 월 20달러, 기업 고객은 사용자당 월 30달러다.

주요 기업들도 AI 서비스 가격 조정에 나섰다. 오픈AI는 챗GPT Plus 구독료를 월 20달러에서 22달러로 올리고, 월 200달러의 '챗GPT Pro'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깃허브는 코파일럿 엔터프라이즈 버전을 월 39달러로 책정했다. AWS는 자체 AI 서비스 '코드위스퍼러'로, 구글은 월 19.99달러의 '제미나이 어드밴스드'로 시장에 대응한다. 앤트로픽은 'Claude3' 최상위 버전 '오푸스'를 월 20달러에 제공하며, 아마존과 메타도 각각 알렉사와 'Meta AI'의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다.

시장 반응과 기업 도입률은 대조적이다. 포춘 500대 기업 중 70%가 이미 코파일럿을 도입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AI 관련 연간 매출은 1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조사에서 사용자 71%는 업무 시간 절약을, 70%는 생산성 증가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LG유플러스가 코파일럿 도입으로 직원들의 문서 검색 시간이 하루 1시간 이상 줄었고, 삼성SDS도 생성형 AI 도입으로 업무 효율이 30%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반면 개인 사용자들은 원하지 않는 AI 기능 추가와 가격 인상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일부 사용자가 구글 문서도구로 이동했으며,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가격을 유지하는 'MS 365 클래식' 옵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 기업들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4년 12월부터 MS 365 코파일럿의 연간 구독 가격을 5% 올리고, 2025년 4월부터는 팀즈폰 가격을 사용자당 월 10달러로 인상할 예정이다. 비용 부담이 늘어나지만,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해외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가격 인상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통합 정책은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AI 도입은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다만 높아진 구독료와 데이터 보안은 문제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AI 접근성을 높이고 시장 독과점을 방지하는 정책적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