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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UAW, 포드·SK온 합작사 5000명 규모 조직화 시동...배터리 공장發 노사 新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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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UAW, 포드·SK온 합작사 5000명 규모 조직화 시동...배터리 공장發 노사 新쟁점

켄터키 블루오벌SK 750명 노조선거 신청, EV 시대 노동계 영향력 확대 주목
UAW, 빅3 파업 성공 이후 배터리 공장 조직화 본격화...韓기업 미국 진출 전략 변화 불가피
미국 자동차 노조(United Auto Workers) 위원장인 숀 페인(Shawn Fain)이 2023년 9월 15일 미국 미시간주 웨인에 있는 포드 미시간 조립 공장에서 파업을 벌이고 있는 UAW 회원들과 함께 피켓라인에 서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자동차 노조(United Auto Workers) 위원장인 숀 페인(Shawn Fain)이 2023년 9월 15일 미국 미시간주 웨인에 있는 포드 미시간 조립 공장에서 파업을 벌이고 있는 UAW 회원들과 함께 피켓라인에 서 있다. 사진=로이터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미국 노사관계의 새로운 격전장으로 부상했다. 로이터는 9일(현지시각), 쿠리어 저널은 8일 켄터키주 포드-SK온 합작 배터리 공장 블루오벌SK 노동자들이 UAW(전미자동차노조) 가입을 위한 노조 선거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SK온은 미국에서 포드와 함께 켄터키·테네시주에 총 129억 달러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LG에너지솔루션도 GM과 테네시·미시간주에, 단독으로는 애리조나주에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SDI 역시 스텔란티스와 인디애나주에서 합작공장을 추진한다. 이들 한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각 공장당 대략 2000명~5000명 정도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예정이며, 블루오벌SK의 노조화 여부는 다른 배터리 공장의 노사관계에도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이번 노조 결성 움직임은 특히 미국 남부지역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노조 활동이 약했던 이 지역에서 UAW가 영향력을 확대하면, 한국 배터리 3사 공장들도 연쇄적인 노조화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켄터키주 하딘 카운티의 블루오벌SK는 60억 달러를 투자해 2025년 포드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목표로 한다. 현재 750명이 근무하며, 완공 후 5000명으로 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품질관리 직원 채드 존슨은 "안전과 건강 문제, 회사와의 소통 부족으로 노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블루오벌SK 대변인 맬러리 쿡은 "전체 직원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며 노조 결성에 반대했다. 회사는 시간당 23.50달러의 임금과 정기 보너스, 승진 기회를 제공하며 직접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투자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필수 전략이다. 그러나 노조화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될 수 있다. GM-LG 합작사 얼티엄셀스의 오하이오 공장은 이미 시급 20달러에서 최대 32달러까지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UAW는 2023년 빅3 파업 성공을 발판으로 비노조 사업장 조직화에 4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코넬대학교 노동학과 아트 휘튼 교수는 "UAW가 전기차 시대를 맞아 배터리 공장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노조화는 미국 진출 한국 기업들에게 이중고를 안길 수 있다. 높은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에 더해 노조 임금 인상까지 겹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ESG 경영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노동자 권익 보호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전미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따르면 근로자의 30% 이상이 서명하면 노조 선거를 신청할 수 있다. UAW는 지난 11월 "블루오벌SK 근로자 대다수가 노조 가입을 지지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