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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강국 일본, AI·로봇 결합으로 제2 부흥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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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강국 일본, AI·로봇 결합으로 제2 부흥 나선다

엔비디아 "로보틱스의 챗GPT 시대" 선언...日, 91조원 투입해 세계 시장 45% 수성
2023년 11월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무역 박람회에서 야스카와 로봇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11월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무역 박람회에서 야스카와 로봇의 모습. 사진=로이터
산업용 로봇 세계 1위 일본이 AI 기술과 로봇의 결합으로 제2 부흥에 나섰다.

미국 경제지 배런스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로보틱스의 챗GPT 시대가 다가온다"며 로봇 산업의 혁명을 예고했다고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파낙, 야스카와전기, 나치후지코시 등 일본의 로봇 기업들은 1969년 가와사키중공업이 첫 산업용 로봇을 개발한 이후 40여 년간 축적한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의 45%를 장악하고 있다. 이는 일본 로봇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본은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 정밀 제조업에서 쌓은 뛰어난 품질 관리와 높은 신뢰성으로 산업용 로봇 시장을 이끌어왔다.

테슬라와 같은 미국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산업용 로봇의 핵심 기술인 정밀 제어와 내구성에서는 여전히 일본 기업들이 우위를 지킨다. 중국 역시 저가 로봇으로 시장을 공략하지만, 품질과 기술력에서 일본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일본 로봇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정체됐다. 대표 기업 파낙의 주가는 2024년 3% 올랐다. 국제로봇연맹의 수잔 빌러 사무총장은 "중국 제조업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Society 5.0' 정책과 함께 2030년까지 반도체와 AI 분야에 91조 원 이상의 공적 자금을 투입한다. 소프트뱅크도 매년 11조7000억 원을 AI에 투자하고,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선다. 국제로봇연맹은 일본의 로봇 산업이 2025년부터 2033년까지 매년 9.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스바루는 후지쓰와 함께 AI 모델을 개발해 제조 공정에 도입했다. 코니카미놀타는 시선 분석과 뇌과학을 접목한 AI 기술로 광고와 제품 디자인을 혁신한다. MS&AD인슈어런스는 7억 건의 자동차 보험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안전 운전 서비스를 개발했다.

도쿄 소재 연구진은 이미 GPT-4를 활용해 휴머노이드 로봇 '알터3'의 자연어 명령 처리에 성공했다. 도쿄 돈 아바타 카페는 장애인이 원격으로 조종하는 로봇이 서빙한다. 헨나호텔은 모든 직원을 로봇으로 대체했다.

글로벌X ETF의 테자스 데사이 이사는 "2030년대에는 3~4만 달러대 휴머노이드 로봇이 각 가정에 보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일본은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으로 로봇 도입이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AI 기술로, 중국이 가격 경쟁력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일본은 40년 제조 기술과 AI의 결합으로 로봇 강국 입지를 강화한다. 정부와 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2030년까지 160조 엔(약 1485조80억 원)의 경제 효과를 기대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