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타플롭 성능 '프로젝트 디지츠' 5월 출시...AI 컴퓨팅 대중화 신호탄
AI 반도체 강자 엔비디아가 최첨단 개인용 AI 슈퍼컴퓨터를 선보이며 PC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배런스는 10일(현지시각) 엔비디아가 CES 2025에서 공개한 '프로젝트 디지츠'가 AI 컴퓨팅의 대중화를 이끌 획기적 제품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한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AI PC 시대에 대비한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CES 기조연설에서 "모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AI 연구자, 학생의 책상에 AI 슈퍼컴퓨터를 배치해 AI 시대 참여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디지츠는 애플의 맥미니처럼 책상 위에 놓을 수 있는 작은 크기지만, 슈퍼컴퓨터급 성능을 갖췄다. 핵심 부품인 GB10 그레이스 블랙웰 칩은 초당 1000조 번의 연산이 가능한 1페타플롭 성능을 제공한다. 메모리는 128GB, 저장 공간은 4TB를 탑재했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챗GPT 3.5보다 더 큰 규모의 AI 모델을 처리할 수 있으며, 두 대를 연결하면 성능이 두 배로 늘어난다.
이 제품은 AI 전문가들을 위한 강력한 개발 도구도 제공한다. 리눅스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전용 소프트웨어를 탑재했고, 엔비디아의 NGC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AI 개발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인기 있는 AI 개발 언어인 파이토치와 파이썬을 지원하며, 노트북 형태로 코딩할 수 있는 주피터도 제공한다.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와 연결해 더 큰 규모의 AI 개발도 가능하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퓨처에 따르면 AI 슈퍼컴퓨터 시장은 2034년까지 매년 19.18% 성장해 387억9000만 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배런스는 현재 2220억 달러 규모인 PC 시장의 25%가 AI PC로 전환되면 시장 규모가 8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제품 출시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AI PC는 기존 PC보다 4~8배 많은 고성능 메모리를 필요로 한다. 특히 두 기업이 세계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3000달러라는 높은 가격은 일반 소비자의 접근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최근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우려도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AI 윤리 문제와 관련한 각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 기존 윈도우 프로그램들과의 호환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엔비디아의 이번 도전은 개인용 컴퓨터의 패러다임을 AI 중심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도 AI PC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과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