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드 시장의 50% 세금 감면과 카운티 의회의 세율 2배 인상 결정의 향방 주목
헝가리에서 삼성SDI 배터리 공장의 세금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갈등이 심화되었다. 헝가리 텔렉스가 10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삼성SDI의 유럽 배터리 시장 전략이 현지 정치 구도와 맞물려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괴드 시장 졸탄 캄머러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 사업세 50% 감면을 발표했다. 페스트 카운티 의회는 이에 앞서 작년 10월 찬성 23표, 반대 1표, 기권 19표로 세율을 1%에서 2%로 인상하는 결정을 내렸다.
캄머러 시장은 시 서기관에게 새로운 지방 사업세(IPA) 조례 세부 사항 작성을 지시하고, 의회의 신속한 투표를 요청했다. 이 조례안은 이달 말 시의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괴드 시의회는 피데스당 성향 의원들이 다수여서 시장의 감세 정책 통과가 유력하다. 반면 페스트 카운티 의회는 모멘텀, DK, Mi Hazank 등 야당 연합이 다수를 차지해 세율 인상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중앙정부와 긴밀한 피데스당이 이끄는 괴드 시의회는 기업 투자 유치에, 야당이 주도하는 페스트 카운티 의회는 세수 확보에 중점을 두었다. 카운티 의회는 삼성으로부터 거둔 세금으로 유치원 개발(750만 포린트), 학생 학습 지원(850만 포린트), 생태계 보존(500만 포린트) 등 지역 발전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편 세금 관련 결정 경과를 보면, 헝가리 정부가 괴드를 우선 투자 지역에서 제외하면서 지방 사업세 규제 권한은 괴드 지방자치단체로 넘어왔다. 헝가리의 행정 체계상 괴드시는 페스트 카운티에 속한 기초자치단체다. 통상적으로 지방세는 기초자치단체가 결정하지만, 2020년 정부는 당시 야당이 장악한 괴드시에서 삼성SDI 공장의 세금 결정권을 페스트 카운티로 이전했다. 이후 피데스당이 다수였던 카운티 의회는 세율을 2%에서 1%로 낮췄다.
그러나 최근 괴드가 우선 투자 지역에서 제외되면서 세금 결정권이 다시 괴드시로 돌아왔고, 피데스당이 다수인 시의회 구성을 고려할 때 삼성SDI는 50% 감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페스트 카운티 의회가 반발하면 행정소송 등 법적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SDI 공장은 2024년 여름과 가을 사이 5개월간 허가 없이 운영되었다. 텔렉스에 따르면, 이는 기존 운영 허가가 만료된 상태에서 환경 영향 평가 등 갱신 절차가 지연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공장이 지역 경제와 고용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고려해 재허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공장과 주거 지역 사이 60여 개 부지를 추가 매입하고 생산능력을 20%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새로 매입한 부지에는 태양광 공원과 보호된 산림 지역을 조성해 주민들이 제기해 온 소음 공해 문제도 해결할 예정이다.
괴드 시의 세금 감면은 지역 경제에 양면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텔렉스는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이점이 있지만, 주변 지역과의 투자 유치 경쟁 심화와 세수 감소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의 그린딜 정책 역시 주요 변수다. EU의 환경 규제 강화와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로 기업들은 생산 확대와 환경 보호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유로화 환율이 1유로당 1500원대(2025년 1월 11일 기준)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세제 혜택 불확실성은 기업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환율과 현지 정치 리스크에 대한 종합적 대응이 요구된다.
텔렉스는 글로벌 기업의 해외 진출이 새로운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수익성과 더불어 현지 정치 이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지역사회와의 협력이 해외 진출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