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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배출권 수익, 트럼프 규제 완화로 위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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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배출권 수익, 트럼프 규제 완화로 위기 직면

연간 20억 달러 수익원, 차기 정부 EPA 규제 완화로 흔들
테슬라 전기차가 2024년 7월 23일 미국 뉴저지주 유니언시티에 있는 테슬라 슈퍼차저 스테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전기차가 2024년 7월 23일 미국 뉴저지주 유니언시티에 있는 테슬라 슈퍼차저 스테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테슬라의 핵심 수익원이 트럼프 당선인의 환경 정책으로 타격이 예상된다.

12일(현지시각) 악시오스는 테슬라가 지난 2012년 이후 테슬라의 총 320억 달러 이익 중 34%가 이러한 크레딧 판매에서 나왔지만,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으로 이 수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는 현대차그룹의 전략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배출권 수익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024년 9월까지 21억 달러의 배출권을 팔아 순이익 48억 달러 중 43%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3400만 개 연방 온실가스 크레딧을 포함해 18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보호국(EPA)은 2023년부터 2026년까지 매년 8%, 2027년부터 2032년까지 매년 11%의 차량 배출량 감축을 의무화했다. 이에 포드는 38억 달러의 배출권을 구매했으며, 테슬라는 47억 달러 규모의 매각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이 정책을 '전기차 의무화'로 규정하고 EPA 기준 완화를 밝혔다. JP모건은 이 정책으로 테슬라 수익이 4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EV 보조금 축소로 인한 3.2억 달러의 손실과 배출권 수익 감소가 포함된다.

테슬라 주가는 이미 반응을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의 12개월 목표주가는 320.9달러로, 현재가 대비 18.6% 하락이 예상된다. 가장 낙관적 전망은 515달러, 비관적 전망은 24.86달러로 전망이 크게 엇갈린다.

머스크 테슬라 CEO는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규제 완화로 경쟁사들의 전기차 투자가 줄면서 테슬라의 시장 지배력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첫 임기 때 테슬라 주가는 자율주행 기술 승인 기대감으로 29% 상승했다. 머스크는 이제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내정되어 규제 완화와 정부 계약에서 영향력 확대가 예상된다.

배출권 시장은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UBS는 테슬라가 유럽에서만 스텔란티스, 도요타, 포드로부터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EU는 2025년부터 더 엄격한 배출 규제를 시행하며, 위반 시 건당 3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한다.

EPA 규제 완화는 전통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현재 배출권 구매는 철강이나 고무 구매처럼 필수 비용이지만, 규제 완화로 이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EU와 호주 등 주요 시장의 규제는 강화되어 글로벌 전기차 전환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자동차 산업계도 전환점을 맞았다. 현대차그룹은 캘리포니아주의 저탄소 연료 표준을 GM, 아우디, 리비안과 함께 공개 지지하며 미국 환경 정책에 동참해 왔다. 하지만 EPA 규제 변화로 투자 계획과 생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전문가들은 EU와 호주 등 주요 시장의 환경 규제 강화 추세를 고려할 때, 한국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전환이라는 큰 방향을 유지하면서도 시장별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