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이상 원고·500만 달러 피해액 입증 실패로 소송 요건 미충족에 기각 수순
토요타·포드·테슬라도 동일 문제... 환경규제 강화가 원인
토요타·포드·테슬라도 동일 문제... 환경규제 강화가 원인
미국에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의 페인트 결함을 문제 삼은 집단소송이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기각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카컴플레인츠닷컴은 뉴욕 동부 지역 법원이 원고 측에 소송 요건 충족을 위한 추가 입증을 요구했다고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욕 동부 지역 법원의 누스라트 J. 초우두리 판사는 2024년 3월 제기된 이번 소송에서 원고 측이 집단소송 공정성법에서 요구하는 두 가지 핵심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판사는 "원고단이 100명 이상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총 청구액이 500만 달러를 초과해야 한다"며 1월 17일까지 이를 입증하라고 요구했다.
뉴욕 법무법인 스미스앤존스의 제임스 윌슨 변호사는 "2017년에도 유사한 페인트 결함 소송이 기각됐다"며 "이번 소송도 같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주목할 점은 페인트 벗겨짐 문제가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자동차 전문지 컨슈머리포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토요타의 2010년형 '화이트 펄' 도색 모델, 포드 익스플로러(2016년형), 테슬라 모델 X(2022년형), 벤츠 GLK(2015년형) 등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견됐다.
미국 자동차산업협회의 마이클 존슨 수석연구원은 "환경 규제 강화로 페인트 성분이 변경되면서 도장 기술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특히 흰색 차량에서 문제가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리비용도 업계 전반의 문제로 지적된다. 뉴욕의 원고 가에타노 루소는 2013년 9월 구매한 제네시스 3.8 세단의 페인트 벗겨짐으로 1800달러의 수리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자동차품질연구소에 따르면, 페인트 수리비용은 보통 200달러에서 1800달러 사이로, 루소의 주장이 업계 평균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미국 자동차소비자연맹의 새라 톰슨 수석분석가는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한 페인트 기술 변화는 자동차 업계 전반이 직면한 도전 과제"라며 "제조사들의 기술 혁신과 품질 관리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소송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법원의 최종 판단은 2025년 1월 17일 이후 나올 예정이며, 자동차 업계는 이번 판결이 향후 품질 관련 소송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