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 중국 정부 보조금·기술이전 강제 등 정황 확인
중국 시장점유율 23년 만에 50% 돌파...미국은 1% 미만으로 추락
미국 무역당국이 중국 조선산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제재 방안 마련에 나섰다.중국 시장점유율 23년 만에 50% 돌파...미국은 1% 미만으로 추락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 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조선산업에 대한 수개월간의 조사를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외국기업 차별, 기술이전 강제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었다.
중국 조선산업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고 급성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세계 조선시장 점유율은 2000년 5%에 불과했으나 2023년에는 50%를 넘어섰다. 반면 1980년대까지 세계 조선산업을 이끌던 미국의 점유율은 1% 미만으로 떨어졌다.
미국은 이번 조사에서 중국 정부가 자국 조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금 상승을 억제하고 노조 활동을 제한했다는 증거를 포착했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조사보고서는 "중국 조선소들이 이런 정책 덕분에 경쟁국보다 20~30% 저렴한 가격에 선박을 건조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의 주요 노동조합들이 청원했다. 유나이티드 스틸워커 등 5개 노조는 "중국의 불공정 행위로 미국 조선산업이 붕괴 직전"이라며 조사를 요청했다.
미국의 조선산업 쇠퇴는 수치로 확인된다. 미국 해운협회에 따르면 1980년대 초 300개가 넘었던 미국의 조선소는 현재 20개만 남았다. 이 중 대형 상선을 건조할 수 있는 시설은 5곳에 불과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조사 결과는 이달 20일 바이든 대통령 임기 종료 전에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산 선박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항구 사용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은 더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트럼프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국의 조선산업 독점으로 미국이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의 류펑위 대변인은 "중국 조선산업의 성장은 기술 혁신과 기업들의 자유로운 시장 경쟁 결과"라며 "미국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