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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계란값 폭등에 식품업계 비상… 12알 한 판에 6300원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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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계란값 폭등에 식품업계 비상… 12알 한 판에 6300원 '충격'

조류독감으로 산란계 1720만 마리 폐사, 베이커리·레스토랑 원가 부담 가중
한 유기농 가금류 농장에서 한 농부가 달걀을 수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 유기농 가금류 농장에서 한 농부가 달걀을 수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계란 품귀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 조류독감 확산으로 산란계가 대거 폐사하면서 계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는 전체 식품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CNN은 14일(현지시각) 2024년 11월과 12월 두 달 동안 미국에서만 1720만 마리의 산란계가 조류독감으로 폐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이 수치가 2024년 한 해 동안 조류독감으로 희생된 모든 가금류의 절반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미국 계란 위원회(American Egg Board)가 공개한 닐슨IQ(Nielsen IQ) 데이터를 보면 12월 말 기준 계란 12개(1판)의 평균 가격은 4.33달러(약 6314원)를 기록했다. 이는 11월 초 대비 25% 오른 것이다. 소비자 물가 지수상 계란 가격은 작년 동기 대비 37.5% 급등했다.

콜로라도 레스토랑 협회는 "일부 회원사들이 200%가 넘는 계란 가격 상승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커리와 제과점들도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USDA 자료를 보면, 계란 가공 물량은 2024년 1~2월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유통업체들은 계란 품귀에 대응하고 있다. 슈퍼마켓 체인 레일리스(Raley's)는 고객 1인당 계란 구매량을 1박스로 제한했다. 15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퍼블릭스(Publix)는 "재고가 부족하며, 가능한 한 빨리 제품을 다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USDA는 2025년 계란 가격이 1판당 평균 2.30달러(약 3354원)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과거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소비자 물가 지수상 계란 가격은 작년 동기 대비 37.5% 급등했으며, 이는 전체 식품 물가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베이커리, 제과, 레스토랑 등 계란을 주요 원료로 사용하는 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식품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계란 위원회의 에밀리 메츠 회장은 "산란계를 다시 채우는 데 6~9개월이 필요하다"면서 "공급 부족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미국 남동부 허리케인이 야생 조류의 이동 경로를 바꾸면서 바이러스 확산이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류독감(H5N1)은 과거보다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USDA는 "2025년 1월 기준 66건의 인체 감염 사례가 보고됐으며, 1건의 사망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바이러스는 가금류뿐 아니라 소, 말 등 포유류 감염 사례도 늘어났다.

한편, 계란 품귀로 대체 식품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에 따르면 식물성 계란 대체품 시장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2.77% 성장해 2030년에는 5억 4750만 달러(약 7984억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