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제재로 81달러 급등...2026년엔 66달러 전망
골드만삭스 "이란 제재시 90달러" vs EIA "전기차 보급으로 수요 둔화"
미국이 러시아 석유 부문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발표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81달러를 돌파했고,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원유(WTI)도 79달러에 근접했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와 에너지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는 14일(현지 시간) 향후 유가에 대한 에너지정보청(EIA) 공급과잉 전망과 골드만삭스 지정학적 리스크 분석을 보도했다골드만삭스 "이란 제재시 90달러" vs EIA "전기차 보급으로 수요 둔화"
◇공급과잉 전망
배런스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2026년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6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14일(현지시각) 전했다. 이는 현재 가격 대비 17%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EIA는 "2025년과 2026년 석유 수요 증가율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둔화할 것"이라면서 "공급 과잉이 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팬데믹 이전 연평균 하루 150만 배럴이던 수요 증가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IA는 "2025년 미국의 하루 평균 석유 생산량이 1350만 배럴로 2024년보다 30만 배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 공급량도 2025년 하루 180만 배럴, 2026년 15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은행은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OPEC+ 생산국의 높은 여유 생산능력이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이 10% 관세를 전면 부과할 경우 브렌트유는 2026년 말까지 60달러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제재지 브렌트유 90달러간다
오일프라이스는 골드만삭스가 지정학 리스크를 새로운 변수로 주목했다고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다안 스트루이벤 글로벌 상품 연구 공동 책임자는 "2024년 브렌트유는 배럴당 70~85달러 범위에서 거래될 것"이라면서 "이란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면 9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ING의 워런 패터슨 상품 전략 책임자는 "미국이 가즈프롬 네프트와 수르구트네프트가스 등 러시아 주요 석유 회사와 183척의 선박, 수십 개 거래업체를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하루 70만 배럴의 러시아 원유 수출이 위험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천연가스 시장 전망
석유와 달리 천연가스 시장은 강세가 예상된다. EIA는 "발전 부문에서 석탄을 대체하는 수요가 늘면서 2026년 천연가스 가격이 100만 영국 열량 단위당 4달러로 2024년 대비 두 배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의 상반된 전망은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에서도 확인된다.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EQT와 에너지 확장은 최근 6개월간 각각 38%와 24% 상승했다. 반면 천연가스 사업을 영위하지만, 유가에 더 많이 노출된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각각 5%와 1% 하락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