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400여 곳 충전기 파손..."타 업체와 기술 공유로 업계 문제 해결할 것"
미국 전기차 충전업체 차지포인트(ChargePoint)가 충전소 케이블 절단과 도난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기술을 공개했다. 차지포인트는 특수 강철과 폴리머를 결합한 절단 방지 케이블과 실시간 경보 시스템을 16일(현지시각) 발표했다.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약 400건의 전기차 충전소 파손 사건이 발생했다. 전국보험범죄국(NICB)은 2019년부터 2022년 사이 금속 도난 관련 보험 청구가 45% 늘었다고 밝혔다.
차지포인트의 릭 윌머 최고경영자는 16일 미국의 대표적인 기술 전문 매체 아스테크니카와의 인터뷰에서 "실리콘밸리 본사 충전소마저 두 차례나 파손됐다"며 "직접 작업장에서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다양한 도구로 절단 시험을 거쳤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하나의 충전 케이블에서 얻을 수 있는 구리의 가치가 50~100달러 수준으로 추산했다. 윌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수백 개의 충전기가 파손됐으며, 업계 전체로는 수천 개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소재 한 충전소 운영업체 관계자는 "이번 기술이 유지보수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뉴욕의 한 주차장 체인 운영자는 "초기 설치 비용 부담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절단 방지 케이블의 경우 기존 제품보다 30~50% 비싼 260~450달러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경보 시스템 설치비용 100~200달러, 인건비 상승분까지 고려하면 충전기 1대당 추가 비용이 200~500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다른 충전업체들도 보안 강화에 나섰다. 테슬라는 자체 개발한 도난 방지 커넥터를 일부 충전소에 도입했고, EVgo는 보안 카메라와 24시간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lectrify America)도 보안 케이블을 설치했으나 차지포인트 수준의 절단 방지 기술은 갖추지 못했다.
회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기술을 2025년 중반부터 도입하고, 다른 충전소 제조사에도 라이선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보 시스템은 기존 충전소에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적용할 수 있어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배포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