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에너지 비상사태 선포 예고...화성 탐사 등 강력한 정책 전환 시사
500여명 참석한 로툰다서 취임...바이든 등 전직 대통령 4명 자리해
500여명 참석한 로툰다서 취임...바이든 등 전직 대통령 4명 자리해
"미국의 황금기가 지금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각)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급진적 정책 전환을 선언했다.
NBC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의사당 로텐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급진적이고 부패한 기득권이 우리 시민들의 권력과 부를 빼앗아갔다"며 "우리 사회의 기둥이 완전히 황폐해졌다"고 진단했다고 21일 보도했다.
그로버 클리블랜드 이후 대통령직을 잃었다가 되찾은 두 번째 인물이 된 트럼프는 약 40분간의 연설에서 "평화 조성자이자 통합자가 되겠다"면서도 자신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으로 국가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신에게 구원받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구체적 정책을 제시했다. 남부 국경 비상사태 선포와 불법 입국자 즉각 추방,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외국 테러조직 지정,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를 통한 화석연료 시추 확대가 핵심이다. "파나마 운하를 되찾겠다"는 영토 확장 구상도 밝혔다.
이날 취임식에는 조 바이든,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등 전직 대통령 4명과 대법관 9명이 참석했다. 트럼프 당선을 위해 수백만 달러를 지원한 스페이스X(SpaceX) 설립자 일론 머스크도 참석해 트럼프가 "미국 우주인을 화성에 보내 성조기를 꽂겠다"고 선언하자 "그래!"라고 외치며 두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4년 전 바이든 취임식에 불참했던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이날 취임식에 참석해 대통령 이·취임식 전통을 복원했다. 바이든 부부는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트럼프 부부와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눴다.
오하이오 주 출신 JD 밴스 상원의원은 정오에 브렛 캐버노 대법관 앞에서 부통령 선서를 했다. 이어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트럼프에게 대통령 선서를 집행했다.
트럼프는 이어진 두 번째 연설에서 2020년 대선이 "완전히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사태의 책임을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에게 돌렸다. "1월 6일 인질들"이라며 국회의사당 난입 관련자들을 옹호하고, 바이든의 사면 조치를 "매우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정치적 깡패들에 대한 사면"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4건의 형사 기소를 "정부의 사악하고 불공정한 무기화" 결과로 규정하며 "정의의 저울이 다시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NBC뉴스는 이번 취임식이 500여 명의 제한된 인원만 참석했으나, 트럼프가 첫날부터 이민·에너지·우주 정책 등에서 강력한 정책 전환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