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독립성 위협하며 통화정책 압박 수위 높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요구하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정면으로 맞섰다고 로이터 통신이 23(현지 시각) 보도했다. 연준이 1월 28일과 29일 정책회의를 앞둔 시점에서다.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유가가 하락하고 있으니 금리를 즉각 인하해야 하며, 전 세계도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악관 행사에서는 "나는 파월 의장보다 금리를 훨씬 더 잘 알고 있으며, 그 결정을 주로 담당하는 사람보다 확실히 훨씬 더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2024년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됨에 따라 금리를 1%포인트 내렸다. 현재 기준금리는 4.25%에서 4.5% 수준이다. 12월 정책회의에서는 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소폭 더 나은 성장에 대한 기대 속에 2025년 금리 인하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지난주 연설에서 "재정, 무역, 이민, 규제 정책과 관련해 경제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며 "향후 통화정책 결정은 데이터의 총합, 경제 전망의 진화, 우리의 이중 의무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을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초반 2년 동안 파월 의장이 주도한 금리 인상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2026년 5월까지인 파월 의장의 임기와 관련해 트럼프는 재선 시 해임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의장 해임에 법적 논란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연준은 대통령의 지시를 따를 법적 의무가 없으며, 데이터에 기반한 독자적 정책 결정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조셉 갠녹스 선임연구원은 "현대 미국 대통령 중 이례적으로 강한 트럼프의 통화정책 개입은 연준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수석 투자전략가는 23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구상하는 무역 관세 강화와 대규모 이민자 추방 정책이 새로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