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기율검사위, 작년 89만명 징계…12년간 정치적 숙청 지속
중국 공산당의 최고 지도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 캠페인이 중국 사회 전반에 심각한 위축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26일(현지 시각) 배런스(Barron's)가 보도했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CCDI)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89만 명을 징계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46% 증가한 수치로 지난 20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관춘 기술 단지의 IT 노동자 궈칭펑(Guo Qingfeng)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직장에서 단순히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고될 걱정은 없지만, 정치적으로 불온한 행동으로 간주되어 공산당 관리들에 의해 소환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크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독립 경제학자 셩 홍(Sheng Hong)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이 숙청을 통해 통제력을 행사하면서 동시에 관료들의 두려움을 해소하려 하지만, 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최소 15개 주에서는 범죄 기록이 없는 20~35세 청년들을 모집해 공산당 징계 기관이 운영하는 구금 시설에서 "관리인"으로 근무하게 하고 있다. 장시성의 채용 담당자 리우(Liu)는 이들의 주요 역할이 "모든 수감자를 밤낮으로 면밀히 감시하고, 자살을 예방하며, 음식, 세탁 및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두의 금융 컨설팅 회사 직원 후지앙궈(Hu Jianguo)는 당 간부들이 자신의 회사와 직원들의 운영을 감독하도록 임명되며, 이는 중국의 공공 및 민간 부문에 널리 퍼진 현상이라고 전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은 자신의 회사 관리직 직원 한 명이 대형 위챗(WeChat) 메시지 그룹에서의 한 발언으로 한 달 치 월급을 모두 해고당했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중앙기율검사위원회 고위급 회의에서 "단 한 발자국도 쉬지 않고, 반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강조했으며, "어떤 망설임, 느슨함, 또는 중도에 포기하는 것은 파괴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정치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캠페인이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구조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중국경제연구소의 장위안(Zhang Yuan) 수석연구원은 "이러한 광범위한 반부패 캠페인은 관료와 기업인들의 의사결정에 심각한 위축 효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2년 권력 장악 이후 지속해온 시진핑의 이번 캠페인은 공무원들이 두려움에 얼어붙고 많은 이들이 임무 수행을 꺼리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