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세계 부채 102조 달러, 글로벌 금융 ‘시한폭탄’ 우려

글로벌이코노믹

세계 부채 102조 달러, 글로벌 금융 ‘시한폭탄’ 우려

브리지워터 달리오 “제2의 대공황 위험” 경고
AI·신흥국 분산투자로 위기에 대비해야
지난 2021년 9월 15일 뉴욕시에서 열린  스카이브리지 캐피탈 솔트 뉴욕 2021 컨퍼런스에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공동 회장 겸 공동 최고 투자 책임자인 레이 달리오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1년 9월 15일 뉴욕시에서 열린 스카이브리지 캐피탈 솔트 뉴욕 2021 컨퍼런스에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공동 회장 겸 공동 최고 투자 책임자인 레이 달리오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가 글로벌 부채 규모가 102조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금융시스템이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달리오는 25일(현지 시각)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마치 동맥경화 환자처럼 부채라는 위험요소가 누적되어 심각한 위기에 노출됐다"고 진단했다.

달리오는 새 저서 '국가는 어떻게 파산하는가'를 통해 지난 100년간 35개국 부채위기를 분석, 현재 세계 경제가 9단계로 구분한 부채위기 주기 중 5단계인 '투자자 신뢰 약화기'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1980년대 말 일본의 자산 버블 붕괴와 1997년 태국발 아시아 외환위기를 대표적 사례로 들며, "두 사례 모두 과도한 부채 확대가 자산 버블로 이어졌고, 결국 투자자들의 신뢰 상실로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달리오는 "미국의 경우 트럼프 감세안 연장 여부에 따라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대 7.5%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과 유사한 상황"이라며 "과감한 통화완화와 구조개혁이 시급하나 정책 대응이 지나치게 더디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채 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단계별 위험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수입물가 급등과 실질구매력 감소가, 중기에는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과 국가신용등급 하락이, 장기적으로는 외환보유고 고갈과 기업 경쟁력 상실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달리오는 정부의 위기 대응책으로 자본이득세 인상, 부유세 도입, 금융거래세 부과 등이 검토될 수 있으나, 이는 투자 위축과 자본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각국의 군비 증강, 공급망 재편, 미중 갈등 심화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부채 위기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위기 극복을 위한 투자 전략으로 "현 금리 수준에서 채권 투자는 매력이 없다"며 "AI 기술로 생산성을 높이는 기업, 포트폴리오 안정화를 위한 금과 제한적 비트코인, 인도·인도네시아·걸프협력회의(GCC),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시장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2022년 브리지워터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달리오는 여전히 세계적 거시경제 분석가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석이 부채위기의 구조적 특성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면서 실효성 있는 대응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