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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디커플링, GDP 5조7000억 달러 손실 초래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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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디커플링, GDP 5조7000억 달러 손실 초래할 수도

세계경제포럼(WEF), 개도국 큰 타격 전망...GDP 10% 감소 분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24년 1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에서 열린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갈라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24년 1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에서 열린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갈라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경제가 서방과 동방 진영으로 나뉘는 '디커플링'이 심화되면서 세계 경제에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이러한 경제 파편화가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보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경제포럼과 올리버 와이먼이 2025년 1월 23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방과 동방 경제권의 완전한 디커플링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에 해당하는 5조700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손실이 무역 감소, 자본 흐름 위축, 경제적 효율성 저하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경제포럼 금융통화시스템센터의 매튜 블레이크 소장은 다보스포럼에서 “각국이 지정학적 목표 달성을 위해 금융 시스템을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제재, 보조금, 산업 정책 활용이 2017년 이후 370%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개발도상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인도, 브라질, 라틴아메리카,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서방이나 동방 어느 한쪽과만 무역하게 되면 국내총생산이 최대 10%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은 2025~26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2.7%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10년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다. 마루베니 연구소는 2025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3.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중국의 국내총생산이 0.68%, 미국은 0.64%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23일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25년 전 상상했던 협력적 세계질서는 실현되지 않았다"며 "가혹한 지정학적 경쟁 시대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25년 전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 직전 시기로, 당시 서방은 중국과의 경제 통합이 세계 경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 중국산에 60%의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연합은 미국의 자동차와 농산물을 거의 수입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관세를 부과하거나 그들이 우리의 석유와 가스를 구매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2025~26년 세계 무역 성장세가 2010~19년 평균을 밑돌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미중 간 무역이 급감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포럼은 이 과정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남미 국가들이 새로운 생산기지로 부상할 수 있지만, 이들 지역도 세계 무역 위축에 따른 전반적 경제 손실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세계경제포럼은 경제 파편화에 대비한 안전장치로 국제기구 역량 강화와 금융시장 인프라의 상호 운용성 보장을 제안했다. 블레이크 소장은 같은 날 다보스포럼에서 "금융 중개는 지정학적 긴장이나 전쟁 중에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며 "에너지·디지털 전환, 고령화, 인프라 투자 등 공동 과제 해결을 위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