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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소수의 엔비디아 칩으로 강력한 AI 모델 구축" 충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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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소수의 엔비디아 칩으로 강력한 AI 모델 구축" 충격파

헤지펀드 출신 량웬펑의 AI 혁신,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새 국면 열어
엔비디아 6000억 달러 시총 증발 충격, 中 공산당 입장 추종 논란도
딥시크 로고가 보이는 스마트폰 화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딥시크 로고가 보이는 스마트폰 화면. 사진=로이터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적은 수의 엔비디아 칩으로도 강력한 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세계 기술계가 충격에 빠졌다고 31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오신들이 일제히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연구 결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주식을 대거 매도해 시가총액이 6000억 달러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AI 개발에 거대 컴퓨팅 자원이 필수라는 기존 관념을 뒤엎은 것이다.

딥시크를 창업한 량웬펑(40) 대표는 중국 광둥성 밀리링 마을 출신으로, 저장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량웬펑의 부모와 할아버지는 모두 교사였으며, 그의 중학교 교사는 "량웬펑이 50명의 학생 중 수학 성적이 가장 우수했다"고 증언했다.
앞서 AP통신은 29일 "량웬펑이 2015년 설립한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High-Flyer)는 현재 8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이플라이어는 2022년까지 1만 개의 엔비디아 A100 그래픽 프로세서를 확보했으며, 이는 딥시크의 AI 연구 기반이 됐다.

하이플라이어의 한 펀드매니저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량웬펑은 다른 경영진이 인력과 자금을 관리하는 동안에도 매일 직접 코딩을 하는 진정한 엔지니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딥시크의 기술력을 인정해 지원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량웬펑이 최근 리창 중국 총리와의 회의에 참석한 유일한 AI 기업가였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 의회 일부 의원들은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우려해 엔비디아 칩 수출 제한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 매체 웨이브스와의 2023년 인터뷰에서 량웬펑 대표는 "우리는 현재 이 기술적 도전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 중 하나"라며 "OpenAI가 개척한 길을 따라가며 모든 연구자가 공개된 논문과 오픈소스 코드로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매체와의 2023년 11월 인터뷰에서 량웬펑은 "중국 AI와 미국 사이에는 1~2년의 기술 격차가 있다고 하지만, 실제 차이는 독창성과 모방의 차이"라며 "중국이 단순한 추종자가 되지 않으려면 새로운 탐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딥시크의 기술적 성과 이면에 정치적 우려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는 31일 “온라인 허위정보 추적 기관 뉴스가드가 딥시크를 '허위정보 기계'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뉴스가드 연구진은 "딥시크의 답변 중 80%가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반영했으며, 전체 응답의 3분의 1이 중국 당국자들의 허위 주장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사례도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딥시크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해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 정부 입장을 지지한 것처럼 표현했다. 또한, 2022년 국제연합(UN)이 반인도적 범죄로 지목한 신장 위구르족 탄압에 대해 "중국의 정책이 국제사회에서 광범위한 인정과 찬사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우크라이나 부차 학살과 관련해서도 딥시크는 "중국 정부는 항상 객관성과 공정성을 견지하며, 충분한 이해와 결정적인 증거 없이 특정 사건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며 중국 정부의 공식 발언을 그대로 답습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