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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석유 제재 강화로 글로벌 원유시장 질서 재편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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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석유 제재 강화로 글로벌 원유시장 질서 재편 조짐

서방의 '그림자 함대' 제재와 발트해 긴장에 중동산 원유 프리미엄 급등
러시아산 원유 대체 수요 쇄도...2월 유가 상승 우려
러시아산 원유 운송 선박에 대한 서방 제재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원유시장의 질서가 바뀌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산 원유 운송 선박에 대한 서방 제재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원유시장의 질서가 바뀌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산 원유 운송 선박에 대한 서방 제재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원유시장의 질서가 바뀌고 있다. 중동산 원유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를 구매해야 하는 아시아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큰 타격을 받았다.

로이터 통신은 1월 29일(현지시각) "러시아산 원유 운송 선박에 대한 서방 제재 강화 움직임으로 중동 원유 수출업체들이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인도와 중국의 정유업체들이 러시아산 원유 대체품을 찾으면서 중동산 원유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LSEG 오일 리서치에 따르면, 두바이 원유 현물가격은 1월 30일 배럴당 81.2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 기준유가인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3.63달러 높은 수준이다. 두바이유는 통상 브렌트유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으나, 미국이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발표한 이후 프리미엄이 붙었다.

◇ 발트해 긴장 고조로 원유 공급 불안 가중


발트해에서는 러시아 선박들의 해저 인프라 손상 사고가 잇따르면서 원유 운송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일프라이스는 1월 30일 "1월 26일 라트비아-스웨덴 간 해저 케이블이 끊어졌으며, 지난해 12월에는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와 연계된 유조선이 핀란드 해안의 해저 연결을 손상시켰다"고 보도했다.

탈린 소재 싱크탱크 시놉시스의 프랭크 주리스 연구원은 "이와 같은 사건이 4번 연속으로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는 하나의 패턴으로, 러시아산 원유의 안정적 공급을 위협하는 중대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마크 뤼터는 1월 30일 "향후 유사 사고 발생 시 선박 승선과 나포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외무장관 아날레나 배어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재를 우회하고 낡은 유조선 함대를 무자비하게 배치해 유럽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아시아 정유사 수익성 악화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구매자인 인도는 공급망 차질에 직면했다. LSEG 오일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2024년 하루 171만 배럴을 수입해 전체 수입량의 약 40%를 러시아산이 차지했다. 인도산 오일의 재무책임자 아누즈 자인은 1월 30일 실적발표에서 "3월 인도분부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의 두 번째 큰 구매국이다. LSEG 오일 리서치는 "중국이 2025년 해상 시장에서 하루 109만 배럴, 파이프라인으로 최대 100만 배럴을 수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재 강화로 아시아 정유사들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싱가포르의 두바이 원유 1배럴 가공 정제마진은 1월 30일 1.53달러로, 365일 이동평균인 4.46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휘발유와 디젤 등 주요 석유제품의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원유 가격 상승 압박이 가중됐다.

◇ 2월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


오일프라이스는 1월 31일 "이번 주 국제유가가 일주일 전보다 배럴당 약 2달러 하락한 채 마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월물 ICE 브렌트유 선물계약이 배럴당 77달러 바로 아래에서 만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월 1일로 정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징벌적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