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히알루론산 등 700여개 압수, 무자격자 시술로 중증 부작용 발생
스페인 현지 언론 인포바는 스페인 국민경비대(Guardia Civil)와 국세청(Agencia Tributaria)이 한국산 불법 미용 약품을 수입·유통한 범죄조직을 검거하고, 이를 사용한 의료기관 24곳을 적발했다고 2025년 2월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민경비대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수사로 조직원 4명을 체포했으며, 41명을 공공보건법 위반, 사기, 무면허 의료행위, 범죄조직 가입 등 53건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알리칸테, 말라가, 마드리드, 카디스, 무르시아, 코르도바, 세비야 등 7개 지역의 합법·불법 의료기관을 전격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보톡스 700바이알(액체나 고체 약물을 담는 데 사용되는 작고 밀봉 가능한 용기), 히알루로니다제 275바이알, 국소마취제 리도카인 200개 이상, 히알루론산 주사기 1000개 이상을 압수했다. 실 리프팅 재료와 혈소판 풍부 혈장 시술용 원심분리기도 함께 발견됐다.
국민경비대 중앙작전부대(UCO) 수사 책임자는 "2023년 무자격자들의 미용 시술 정보를 입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며 "세비야 공항 세관당국과 협력해 한국에서 들어오는 미용 관련 물품의 대량 밀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조직은 한국 제약회사 웹사이트에서 제품을 구매한 뒤 허위 신고로 통관했다. 소셜미디어로 홍보하며 무자격 시술자들에게 유통했고, 포르투갈까지 판매망을 확대했다. 수사팀은 "여러 국가 은행계좌를 이용해 불법 수익을 은닉했다"고 전했다.
스페인미용의학회(SEME) 대변인은 "불법 약품으로 인한 부작용 신고가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환자들은 심각한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수사에는 스페인 의약품·의료기기청, 안달루시아·마드리드 약무감독원, 스페인미용의학회가 참여했다. 압수 제품 분석은 무르시아가톨릭대학, 마드리드 산파블로세우대학, 그라나다대학 약학부가 맡았다.
국민경비대는 "조직은 와해됐으나 한국 내 공급망 추적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며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한국 당국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