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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택 가치, 기후변화로 1조4700억 달러 감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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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택 가치, 기후변화로 1조4700억 달러 감소 전망

퍼스트 스트리트 "보험료 급등·기후취약지 이주로 주택시장 위축"
캘리포니아 산불 보험손실 최대 450억 달러 예상...역대 최대 규모
2024년 9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메니피에서 KB Home 단독주택 개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9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메니피에서 KB Home 단독주택 개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기후변화가 미국 주택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기후 연구 회사 퍼스트 스트리트(First Street)는 2055년까지 기후변화로 미국 주택 가치가 1조4700억 달러(약 2136조 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025년 2월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퍼스트 스트리트는 앞으로 30년간 주택 보험료가 29.4% 오르고, 기후 위험을 고려해 이주를 결정하는 미국인이 2025년 520만 명에서 2055년 55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퍼스트 스트리트는 캘리포니아 프레즈노 카운티와 뉴저지 오션 카운티, 몬머스 카운티가 가장 큰 인구 감소를 겪을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강한 지역경제를 가진 휴스턴, 마이애미, 탬파는 높은 보험료에도 인구 유입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플로리다 포트마이어스 비치 주민 마크 가르시아는 2022년 허리케인 이안으로 집을 잃은 뒤 작년 두 차례의 추가 허리케인을 겪고 내륙지역인 보니타 스프링스로 이주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아놀드 벤처스의 제니 슈에츠 주택 담당 부사장은 "기후변화가 주거지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전국적 인구이동을 보면 오히려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기후재난의 경제적 충격도 커지고 있다. 리얼터닷컴은 2025년 2월 3일 캘리포니아 보험국 발표를 인용해 팰리세이즈와 이튼 산불 피해자들에게 40억 달러 이상의 보험금이 지급됐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보험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3만1210건의 보험금 청구가 접수됐으며, 이 중 1만4417건이 처리됐다.

부동산 분석업체 코어로직은 올해 1월 발생한 이들 산불로 인한 보험업계 손실이 350억~4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18년 캘리포니아 캠프 파이어 산불 피해액 115억 달러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글로벌 보험사 처브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산불 관련 보험금으로 15억 달러를 지급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의 벤자민 키스 부동산 및 금융 교수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주택 소유자들은 보험료와 재산세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리카르도 라라 캘리포니아 보험국장은 성명을 통해 "소비자 보호를 위해 보험금 청구와 지급 과정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면밀히 감독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국은 지난달 팰리세이즈와 이튼 화재 피해 지역에서 보험사들의 보험 취소를 1년간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