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효율부 데이비스 국장, 머스크식 비용절감 가속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티브 데이비스 미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 국장이 일론 머스크의 급진적 비용절감 전략을 연방정부에 도입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데이비스 국장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재무부,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 등 주요 연방기관의 시스템에 접근 권한을 확보했다. DOGE 직원들은 현재 재무부 결제시스템의 모든 거래 내역을 검토하며 부적절한 지출과 예산 낭비의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DOGE의 톰 크라우스가 재무부 재정 차관보로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뉴욕 연방법원의 폴 엥겔마이어 판사는 지난 토요일 DOGE의 재무부 시스템 접근을 일시 제한했으며, 오는 금요일 관련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워싱턴 D.C. 연방검사장 에드 마틴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 올린 서한에서 "정부 예산 집행 과정에서 불법이나 비윤리적 행위가 발견되면 이를 끝까지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DOGE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러셀 보우트 소비자금융보호국장이 금융감독국 본부를 폐쇄하고 감독 활동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 항의 집회를 열었다고 WSJ은 전했다.
데이비스 국장의 전면적인 조직 개편 행보는 이미 USAID에서 나타났다. USAID 관계자는 "데이비스 국장과 머스크가 주도하여 1만 명의 인력과 400억 달러 규모의 대외원조 기관인 USAID를 해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국장은 국무부 산하 USAID의 업무를 총괄하는 피터 모로코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데이비스 국장이 2022년 머스크의 트위터(현 X) 인수 당시 보여준 행보와 유사하다. 전 트위터 직원들은 "데이비스가 제품, 구매, 인사 전반에 깊이 관여하며 비용절감을 주도했다"고 증언했다.

2023년 제기된 소송 기록에 따르면, 데이비스는 당시 트위터의 부동산 담당 부사장 트레이시 호킨스에게 연간 5억 달러 절감안을 요구했다. 호킨스 팀이 임대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 위험을 경고하자 "우리는 집주인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소송 문건은 밝혔다. 또한, 머스크의 사무실에 개인 화장실을 설치하는 문제로 건축 허가가 필요하다는 직원의 지적에도 "우리는 그 규칙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고 덧붙였다.

항공우주공학자 출신인 데이비스 국장은 스페이스X의 초기 멤버로 20년 넘게 머스크와 협업해왔다. 워싱턴 체류 시절인 2008년에는 조지메이슨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프로즌 요거트 가게 '미스터 요가토'를 운영했다. 고객들은 1980년대 노래 '미스터 로보토'를 부르거나 니콜라스 케이지 영화 '더 락' 퀴즈를 맞히면 10%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과 스탠퍼드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그는 ‘개인의 자립과 성취를 중시하며, 이성적 사고와 생산적 활동을 인간의 가장 고귀한 특성’으로 간주하는 아인 랜드의 사상을 추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저널리스트 제프 펄먼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1998년 영화 '아마겟돈'을 보고 공학도의 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