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미중 갈등 영향...전년 대비 9.9% 증가
유럽, 러시아 위협에 군비 16% 급증...독일 최대 증가폭
유럽, 러시아 위협에 군비 16% 급증...독일 최대 증가폭
![지난 해 4월 17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NATO 본부에서 동맹 회원국의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1319443608741fbbec65dfb1161228193.jpg)
2024년 전 세계 군사비가 2조 4327억 달러(약 3529조 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2025년 2월 12일(현지시각) 발표한 '밀리터리 밸런스' 보고서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군사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군사비의 40%를 차지하는 미국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9679억 달러(약 1404조 원)를 지출했다. IISS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인플레이션이 주요 증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2024년 4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제공했으며, 11월에는 러시아 본토 공격도 용인하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확대했다.
유럽은 러시아의 위협과 미국의 관여 감소 우려로 군사비를 전년 대비 16% 증가한 4573억 달러(약 663조 원)로 확대했다. 특히 독일은 28%의 가장 큰 증가율을 보이며 영국을 제치고 유럽 최대의 군사비 지출국이 됐다. 전 세계적으로는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영국과 프랑스도 각각 8%, 7% 증가했다.
유럽 각국은 방위산업 생산력 강화와 관련 부품 공급망 정비에 나서고 있다. 독일은 18세를 대상으로 군 복무 적성검사를 실시해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원병 제도를 전제로 하되 병력을 확충하려는 의도라고 IISS는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1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을 기존 2%에서 5%로 높일 것을 요구했다. IISS는 "현재의 성장률이 유지된다면 유럽 NATO 회원국들의 국방비는 5년 내 GDP 대비 3%, 10년 내 5%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도 "대부분 국가에서 현재의 높은 성장률 유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에서는 보수당 전 정부가 2030년까지 GDP 대비 2.5%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2024년 7월 출범한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정부는 예산 제약을 고려해 이를 재검토하고 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러시아는 2020년 대비 군사비를 2.8배 확대했다. 세계 2위의 군사대국인 중국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2349억 달러(약 340조 6520억 원)를 지출했다. 일본은 9% 증가한 530억 달러(약 77조 원)로 세계 9위를 기록했다.
IISS는 우크라이나가 심각한 병력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현역 병력이 2023년 대비 7만 명 감소한 73만 명이며, 40만 명에 달했던 예비군은 전멸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도 2024년에 1400대의 전차를 잃는 등 소모가 심각하지만, 북한군 수용과 이란으로부터의 무기 조달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IISS는 지적했다.
한편, IISS는 "유럽은 대부분 국가에서 재정이 압박받고 있어 지속적인 군사비 확대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은 2년 연속 마이나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세수 부진과 경기 대책으로 재정이 악화된 상황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