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제조업 타격...투자·소비심리도 급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무역정책이 미국 기업들의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로이터](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1520054102638fbbec65dfb1161228193.jpg)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직후 감세와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 강세와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낙관론이 무역전쟁 공포로 빠르게 식어가는 모습이라고 FT는 전했다.
포드 최고경영자(CEO) 짐 팔리는 지난 화요일 컨퍼런스에서 "멕시코와 캐나다 국경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미국 산업에 우리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구멍을 뚫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유럽 기업들이 멕시코와 캐나다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 150만~200만 대의 차량을 미국으로 들여오게 될 것"이라며 "이는 경쟁사들에게 역사상 가장 큰 횡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제조업체들의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디트로이트의 가족기업 톰킨스 프로덕츠의 운영이사 트레이시 스쿠피엔은 "한국의 경쟁업체들이 철강과 알루미늄을 무관세로 구매한 다음 완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어 우리는 경쟁력을 완전히 잃게 됐다"고 호소했다. 그는 "고객들은 제품 가격 인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공급 문제는 내 문제가 아니라 네 문제'라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기업 투자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LSEG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월 미국의 전체 인수합병(M&A)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급감한 873건으로,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의 불확실성지수는 14포인트 상승한 100을 기록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소비심리도 악화일로다. 미시간대학의 월간 소비자심리지수는 약 5% 하락해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내구재에 대한 구매 조건이 12% 하락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관세 정책의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조사는 분석했다.
무역 단체인 미국금속제조업자연합은 화요일 성명을 통해 "실행 가능한 배제 절차 없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 제조업체를 직접적인 위험에 빠뜨린다"고 경고했다.
친환경 에너지 산업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기차 충전 기업 빔 글로벌의 최고경영자 데스몬드 휘틀리는 "전기차와 재생에너지를 겨냥한 행정명령이 급증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손상됐다"며 "투자자들에게 크립토나이트는 불확실성"이라고 지난달 말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도미니언 에너지의 최고경영자 로버트 블루는 이번 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해상풍력 프로젝트 중단이 "버지니아에서 에너지와 관련해 취할 수 있는 가장 인플레이션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AI와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데이터센터들에 전력을 공급할 것이며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일 경영대학원의 리더십 연구 선임 부학장인 제프리 소넨펠드는 "지난 1월 친기업적인 대통령에 대해 보았던 초기의 행복감은 경악으로 바뀌고 있다"며 "트럼프는 경제를 이유로 당선됐고, 기업들은 이제 경제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는 이번 주에 시장 참가자들이 트럼프의 일부 정책, 특히 "투자를 촉진할 성장 지향적 의제"에 여전히 "흥분"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면을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이민, 세금, 무역, 에너지 정책 등 광범위한 정책 환경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많은 정책이 바뀌고 있으며, 그 정책에 대한 확신이 더 확실해질 때까지 약간의 변동성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