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고객 확보·전자상거래 성장에 연간 175억 달러 투자
매장 자동화·물류 혁신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매장 자동화·물류 혁신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WSJ에 따르면, 월마트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8배로 10년 평균 대비 78% 높은 수준이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경쟁사인 타깃, 크로거와의 격차를 넓히며 아마존의 주가수익비율도 추월했다.
3분기 실적에서 월마트는 1696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1676억 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기존 매장의 실적을 나타내는 동일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5.5% 증가해 시장 예상치 3.81%를 크게 웃돌았다. 전자상거래 매출은 22.2% 증가해 예상치 2.2%를 10배 이상 상회했다.
월마트는 '매일 낮은 가격'이라는 기업 모토에서 탈피해 고소득층 고객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닝컨설트의 조사 결과,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 가구의 월마트 이용률이 2019년 77%에서 2024년 89%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소득층의 월마트에 대한 '매우 호감' 응답 비율도 27%에서 36%로 상승했다.
월마트는 디지털 혁신과 물류 효율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최근 3년간 미국 내에서만 420억 달러의 설비투자를 집행했는데, 이는 직전 3년 대비 80% 증가한 규모다.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 내 투자액은 175억 달러로, 이 중 110억 달러는 인공지능(AI) 기반 물류 자동화와 디지털 기술 도입에, 65억 달러는 매장 리모델링과 신규 출점에 사용됐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비저블알파가 추산한 아마존의 2023년 소매부문 투자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물류센터에 AI 작동 지게차 등 첨단 장비를 도입해 자동화율을 1년 만에 두 배로 늘렸고, 이를 통해 배송비용을 40% 절감했다. 멤버십과 광고 수입은 최근 분기 영업이익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회사는 2026년까지 매장의 65%를 자동화할 계획이다.
모건스탠리의 시메온 구트만 애널리스트는 "월마트가 최고급 상품을 조달할 수 있는 뛰어난 상품기획자들을 영입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월마트는 최근 프리미엄 자체브랜드 '베터굿즈'를 출시하고 에르메스 버킨백을 모방한 '워킨백'을 선보여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으며 완판을 기록했다.
해외 사업도 호조세다. 멕시코와 인도를 중심으로 해외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2025년 해외 전자상거래 매출은 314억 달러로 2021년 대비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RBC캐피털마켉츠의 스티븐 셰메시 애널리스트는 "매장 리모델링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며 "매장이 더 고급스러워졌고, 진열과 동선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경쟁사들의 부진도 월마트의 시장 지배력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WSJ에 따르면, 주요 달러스토어 체인들이 그간의 투자 부족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상태다. 대형 식품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크로거와 앨버트슨스의 합병이 2024년 반독점 규제로 무산되면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쇼핑 경험을 강조해온 타깃은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트렌디한 상품들의 판매가 부진한 상태다. 전자상거래 강자 아마존 역시 오프라인 소매 시장에서는 여전히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월마트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배송 속도 향상을 위한 투자로 수익성 개선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괜찮다"며 "전자상거래에서 수익을 낼 것이라 확신한다. 그 시점이 오늘이든 내일이든, 한 달 후든 한 분기 후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