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암호화폐로 8000만 달러 수익...마러라고 회원권 100만 달러로 치솟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다큐멘터리 계약과 소셜미디어 기업들과의 법적 합의, 암호화폐 사업 등을 통해 취임 전후 약 8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아마존닷컴은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의 다큐멘터리 제작 권리를 4000만 달러에 확보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는 아마존의 다큐멘터리 투자액 중 최대 규모다. 디즈니가 제시한 1400만 달러의 약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파라마운트는 400만 달러를 제시했고, 넷플릭스와 애플은 입찰에 불참했다.
WSJ에 따르면, 이 계약은 2024년 12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만난 자리에서 논의됐다. 영부인은 계약금의 70% 이상을 받게 되며, 취임식 참석 기업인들과 억만장자들에게 1000만 달러 규모의 영화 '스폰서십'도 별도 판매를 추진 중이다.
소셜미디어 기업들과의 법적 합의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메타는 25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했으며, 이 중 2200만 달러는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 기금으로 배정됐다. 디즈니 산하 에이비시(ABC) 뉴스는 1500만 달러, 일론 머스크의 엑스(X)는 1000만 달러를 각각 지불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암호화폐 시장 진출도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전 $TRUMP와 $MELANIA 토큰을 출시했으며, $TRUMP의 시가총액은 일시적으로 150억 달러까지 상승했다. 중국의 암호화폐 사업가 저스틴 선은 7500만 달러 규모의 토큰을 매입했다. WSJ는 선이 현재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시장 조작 혐의로 소송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사업 확장도 눈에 띈다. WSJ 보도에 따르면, 그는 보수 기업 투자사 1789 캐피털의 파트너로 참여했으며, 처방전 플랫폼 블링크알엑스(BlinkRx)와 예측 시장 스타트업 칼시(Kalshi)의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그가 고문으로 임명된 드론 제조업체 언유주얼 머신스의 주가는 249% 급등했고, 이사회에 합류한 퍼블릭스퀘어 홀딩스의 주가도 270% 상승했다. 퍼블릭스퀘어에서는 월 4만2000달러의 자문료와 함께 38만6000달러 상당의 주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동산 자산 가치도 2025년 초 기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운앤컨트리지 1월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뉴욕 5번가 725번지의 트럼프타워 3층 펜트하우스는 5400만 달러로 평가됐다. 1만996평방피트 규모의 이 펜트하우스는 베르사유 궁전을 모델로 한 로코코 장식으로 유명하다.
특히 2019년부터 주 거주지로 사용 중인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는 트럼프 가문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했다. 128개 객실을 보유한 이 대형 리조트는 1985년 800만 달러에 매입됐으며, 이후 700만 달러를 투자해 2만 평방피트 규모의 연회장을 증축했다. 마라라고의 회원권은 2024년 여름 기준 100만 달러로 책정됐다.
헨리 해거드 전 주한 미국대사관 정무공사는 2024년 11월 18일 "한국 기업과 정부가 트럼프2.0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려면 마러라고 회원권을 사두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까지 한국 기업이나 정부의 회원권 구매 여부는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 외 주요 부동산으로는 회원권이 35만 달러에 거래되는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60개 객실과 3개의 수영장을 갖춘 뉴욕 베드퍼드의 세븐 스프링스(현재 가치 2400만 달러), 1100에이커 규모의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와이너리 등이 있다. 카리브해 세인트마틴 섬의 샤토 데 팔미에는 10개의 침실을 갖춘 2개의 빌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당 임대료는 비수기 3만5000달러에서 성수기 14만 달러 선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